극한 호우에 극한 피해… 사망·실종 40명 넘어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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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사망자 37명, 실종자 9명
오송 지하차도 차량 무더기 침수
수색 결과 따라 피해 눈덩이 우려
경북 등 산사태 속출 매몰 사고도
주말 새마을·무궁화호 운행 중단

군인·소방대원들이 16일 미호천 제방 유실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배수 작업을 하며 실종자 수색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군인·소방대원들이 16일 미호천 제방 유실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배수 작업을 하며 실종자 수색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3일부터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탓에 전국 곳곳에서 산사태, 지하차도 침수 등의 사고가 이어졌다. 사망·실종자가 40명을 넘어서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전국 각지에서 실종자 수색 등이 진행 중인데, 피해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현재 집중호우로 인한 사망자는 37명으로 파악됐다. 경북에서 19명, 충북에서 13명, 충남에서 5명이 목숨을 잃었다. 실종자는 9명(경북 8명·부산 1명), 부상자는 35명(충북 14명·경북 17명·충남 2명·경기도 1명·전남 1명)이다. 지난 사흘간 충남 청양군에선 최대 누적 570mm에 이르는 비가 쏟아지는 등 중부지방에 집중적으로 폭우가 내린 여파다.

지하차도 침수로 수색 작업이 진행 중인 ‘충북 오송 지하차도 사고’ 관련 피해자가 속속 발견돼 중대본 발표 이후에도 사망자는 더욱 늘고 있다. 정부는 군인, 경찰관, 소방관 399명과 장비 65대를 투입해 지하차도에서 배수·수색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 15일 오전 8시 40분께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를 지나던 차량 15대가 인근 미호강에서 유입된 물에 잠겼다. 9명은 사고 발생 이후 구조됐지만 같은 날 1명이 숨진 채 발견된 데 이어 버스 탑승객 등 8명이 사망한 채 추가로 발견됐다. 이로써 오송 지하차도 관련 사망자는 9명으로 늘었다. 정부는 수색 작업을 벌이는 중이지만 각 차량에 탑승한 정확한 인원이 확인되지 않아 사망자가 더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경북에서는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해 사망자가 속출했다. 지난 15일 오전 영주시 풍기읍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아버지와 딸이 숨졌다. 예천군 효자면 백석리 마을에서도 4명이 사망하는 등 산사태로 인한 주택 매몰 때문에 최소 12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 밖에도 경북에서는 1562.8ha(1562만 8000㎡)의 농지에서 농작물이 침수되거나 유실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영주·문경시 등에서는 주택 1만 464가구에 정전이 발생했다가 복구됐다.

충남에서는 사망자 5명이 발생했다. 지난 14일과 15일 이틀간 논산시와 청양군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3명이 숨졌고, 공주시에서는 1명이 호우에 휩쓸려 사망했다. 아산시에서는 낚시 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70대 남성이 수색 사흘 만인 이날 숨진 채 발견됐다.

폭우로 직격탄을 맞은 중부지방에서는 대규모 주민 대피가 이뤄졌다. 충남 공주시 옥룡동 주민 107명은 공주대 옥룡캠퍼스나 지인의 집 등으로 대피했다. 침수 피해를 본 충남 청양군 청남면 인양리 주민 203명도 청남초등학교 등 대피소에서 지내고 있다. 세종시에서는 주민 126명이 침수나 산사태 위험 때문에 마을회관으로 대피했다. 대전에서도 주민 34명이 지인의 집 등으로 사전 대피했다. 충남에서 유실되거나 매몰된 농경지는 총 3283.8ha(3283만 8000㎡)다. 중대본은 현재 전국 13개 시도에서 주민 4580여 세대 7860여 명이 안전한 곳으로 대피한 상태라고 밝혔다.

부울경에서도 도로가 침수되거나 석축이 무너지는 등 각종 피해가 잇따랐다. 각 기관은 폭우 사고 예방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철도(코레일)는 이날까지 무궁화호·새마을호 모든 열차 운행을 중단했다. KTX는 일부 노선에서 지연 사태를 빚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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