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거래소 예비인가 의결… 부산시, 유치에 적극 나서야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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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설립 땐 금융중심지 ‘흔들’

부산 남구 문현동 문현금융단지와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전경.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 남구 문현동 문현금융단지와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전경. 김종진 기자 kjj1761@

한국거래소와 경쟁할 국내 최초의 대체거래소(ATS)가 19일 금융당국의 예비인가를 받으며 본격적으로 닻을 올렸다. ATS가 설립되면 한국거래소 기능이 분산, 금융중심지 부산 위상에 직격탄이 불가피하지만 지역의 대응 움직임은 더디기만 하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제14차 정례회의를 열고 금융투자협회와 국내 증권사, 증권유관기관 출자로 만들어진 ‘넥스트레이드’의 ATS 투자중개업에 대한 예비인가를 진행했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2013년 8월 자본시장법상 ATS 도입 근거를 마련하는 것을 시작으로 수년간 ATS 설립을 추진해 왔다.

금융위는 이날 넥스트레이드에 대한 예비인가 심사 결과, 자본시장법상 모든 인가 요건을 충족했고 외부평가위원회도 대체거래소를 운영하기에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본인가는 예비인가로부터 18개월 이내에 신청할 수 있다. 금융권에서는 전산 시스템 구축 등의 물리적인 시간을 고려해 실제 본인가 신청까지는 1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부산시는 한국거래소 역할 분산으로 금융중심지 부산의 지위 하락을 우려해 그간 넥스트레이드와 물밑 접촉을 해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민간 법인인 만큼 지자체 노력만으로는 유치할 수 없다는 게 시 관계자 설명이다. 결국 ATS의 부산 유치를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지자체와 함께 민간과 지역 정치권의 도움이 절실하다.

하지만 협력은 이뤄지지 않는 모양새다. 실제 지난 6일과 15일 각각 진행된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과의 부산시 예산정책협의회 자료를 살펴보면 주요 현안 사업에 ATS 유치가 빠져있다. 예산정책협의회는 주로 내년도 국비 확보를 위한 전략 논의를 하지만 지역 주요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누고 대책을 마련한다.

이 때문에 지금이라도 부산시와 부산 정치권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ATS 설립 자체에 반대하다가 이제 와서 부산에 유치해야 한다고 외친다는 게 부담스러울 수는 있다”면서도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진 만큼 발 빠른 대응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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