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체거래소 유치, '금융특구 부산' 박차 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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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본사 KRX 독점 체제 무너져
부산시·정치권 방관자 태도 버려야

금융위원회는 19일 정례회의를 열고 금융투자협회와 7개 대형증권사가 주도해 설립한 넥스트레이드의 ATS 투자중개업에 대한 예비인가를 의결했다. 사진은 부산 남구 문현동 국제금융중심지 장면. 강선배 기자 금융위원회는 19일 정례회의를 열고 금융투자협회와 7개 대형증권사가 주도해 설립한 넥스트레이드의 ATS 투자중개업에 대한 예비인가를 의결했다. 사진은 부산 남구 문현동 국제금융중심지 장면. 강선배 기자

부산에 본사를 둔 한국거래소(KRX)와 경쟁할 국내 최초의 대체거래소(ATS) 설립이 결국 5부 능선을 넘었다.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금융중심지 부산을 외면한 유감스러운 일이다. 금융위원회는 19일 정례회의를 열고 금융투자협회와 7개 대형증권사가 주도해 설립한 넥스트레이드의 ATS 투자중개업에 대한 예비인가를 의결했다. ATS는 본인가를 거쳐 이르면 내년 하반기 본격 운영에 돌입한다고 한다.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가 1956년 이후 70여 년간 독점해 온 증권매매 서비스 체제가 깨지게 된다. 금융중심지 부산의 위상 타격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지경까지 오도록 부산시와 지역 정치권은 무엇을 했는지 의아할 지경이다.

금융당국은 ATS와 KRX의 경쟁 체제를 통해 거래비용을 절감하고, 주문속도 및 체결 가능성이 향상되는 등 자본시장의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설파했지만, 지역 사회의 우려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국내 한정된 수요를 두고 ATS와의 소모적 경쟁이 심화할 경우 어떤 실익을 거둘지 의문스러운 지경이다. 한국거래소의 위축으로 수익이 감소하면, 부산의 지방세수와 고용도 덩달아 감소할 수밖에 없다. 이는 계속 쪼그라드는 부산 경제의 위상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부산을 국제금융중심지로 육성하겠다는 역대 모든 정부의 약속과도 어긋난다.

ATS 설립이 가시권에 들어온 만큼, 부산 금융중심지 활성화를 위한 실질적인 방안이 제시되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시가 금융특구 제도 도입과 함께 자본시장 인프라 확대를 위해 ATS 유치를 공식 선언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부산국제금융센터에 ATS 본사를 유치하면, KRX·예탁결제원은 물론이고, 핀테크와 블록체인 등 금융 혁신 기관 및 기업 등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도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면피성 발표나 땜질식 처방이 아닌 구체적인 유치 대책이 필요하다. 부산시는 금융당국에 ATS 본사 부산 유치를 위한 다양한 정책적 인센티브 방안 마련을 적극적으로 요청해야 한다.

내년이면 부산이 서울과 함께 금융중심지 지정 15주년을 맞지만, 금융 기능의 수도권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됐다. 오히려 국제금융센터지수(GFCI) 평가 중하위권 반복, 해외 금융사 유치 전무 등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는 지적까지 받아 왔다. 게다가 KDB산업은행 완전 부산 이전은 아직 국회 입법조차 진행되지 않아 답답한 상황만 이어지고 있다. ATS 본사 부산 유치를 위해 부산시와 지역 정치권은 물론이고, 지역 금융 및 정책금융 공공기관 모두가 발 벗고 나서서 금융당국과 ATS 민간 법인을 설득해야 한다. 부산이 한국거래소와 ATS 두 개의 거래소를 한꺼번에 품는다면 명실상부한 금융특구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 부산시와 지역 정치권은 지금까지 방관자 태도에서 벗어나, 부산 경제 발전을 책임진다는 자세로 분발하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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