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진의 '집피지기'] 새집에 물이 샌다고?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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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부동산팀장

최근 아파트와 관련된 보도가 이어진다. 사실 유쾌한 보도는 아니다. 철근 수가 부족하다거나, 입주를 시작한 아파트에 옹벽이 무너진다거나, 주차장이 물에 잠긴다와 같은 보도다. 사실 이런 일은 자주 있지 않다. 그래서 화제가 되는 것이다.

보통의 직장인이라면 내 자산 중 가장 비싼 것은 집이다. 자산의 가치도 가치지만 ‘내 집 마련’을 신축으로 했다면 기대가 크기 마련이다. 그래서 크든 작든 하자가 있다면 속이 상할 수밖에 없다. 대형 하자야 이슈가 되지만 작은 파손과 균열 등은 혼자서 해결해 나가야 한다.

입주 한 달여 전에는 사전 점검을 시작한다. 내가 살 집을 미리 보는 것만으로 설레지만 냉정하게 미리 하자를 발견하고 이에 대한 보수를 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들뜬 마음에 하자를 보기 어려울 수 있으니 냉철한 누군가를 동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동행인으로는 “야 좋겠다”하며 나의 설렘을 공감해 주는 MBTI가 F(감정형)인 사람보다는 T(사고형)이 좋을 것 같다.

하자는 담보책임 기간이 있다. 벽이나 기둥 같은 내력구조부 하자는 10년간 가능하다. 도배나 타일 같은 마감 공사는 2년, 난방·창호·전기 등 공사는 3년, 방수·철근 공사는 5년이다. 담보책임 기간이 지나지 않았다면 입주 후 거주하다가 문제를 발견해도 청구가 가능한 셈이다.

“이거 고쳐주세요”하면 바로 기술자가 와서 고쳐주면 좋겠지만 내 생각과 시공사의 생각은 늘 다르다. 시공사가 하자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시공사와 시시비비를 다퉈 합의에 이르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생긴다. 이럴 때는 국토교통부 산하 ‘하자심사 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거나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최근 이러한 하자가 문제가 되면서 사전 점검 제도도 보완이 되고 있다. 한 달 길게는 두 달 전에 사전 점검을 하다 보니 내부 공사가 덜 된 경우가 있다. 이게 하자인지 공사 중인 것인지 애매한 경우도 있고 사전 점검 후 입주를 하기 전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 발생을 줄이기 위해 내부 공사가 마무리된 후 사전 점검을 실시하도록 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또 하자 보수를 요청할 경우 시공사가 철저히 보수 공사를 이행하도록 보수 기한도 6개월로 명확히 한다는 계획이다.

하반기 부산에는 1만 6000여 가구가 입주한다. 입주를 앞둔 이들에게는 매우 기다려지는 시간이다. 설레는 마음이 하자 때문에 흐트러지지 않고, 행여나 뉴스를 통해서 소중한 나의 집을 만나는 일이 없기를 기대해 본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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