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류 혹은 탈당, ‘횡사’ 당한 비명의 엇갈린 선택…시선은 ‘총선 이후’로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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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당 결정 수용” 잔류로 기울어…박용진 “탈당, 좋지 않다”
홍영표 “민주연합, 정당 형태로 가야”…설훈 “(탈당파) 뭉쳐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더불어민주당 총선 공천에서 탈락하거나 하위 평가를 받은 비명(비이재명)계 인사들의 선택이 엇갈리고 있다. 컷오프(공천배제)를 당한 인사 가운데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잔류로, 홍영표 의원은 탈당으로 기우는 모습이다. 그러나 잔류파와 탈당파 모두 ‘이재명 체제’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면서 총선 이후 민주당에서 혼란이 깊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친문(친문재인)계 간판급 인사인 임 전 실장은 4일 페이스북을 통해 “당의 결정을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탈당하지 않고 당에 남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서울 중성동갑에 공천 신청을 했으나 컷오프당한 임 전 실장은 지난 2일에는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표의 속내는 충분히 알아들었다”고 적었다. 같은 날 오전에는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와 서울 모처에서 만나 향후 거취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져 탈당 가능성이 부각됐다. 임 전 실장이 결국 탈당 대신 잔류를 선택한 데 대해선 ‘총선 이후’를 대비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총선 이후 본격적인 ‘당권 투쟁’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현역의원 평가에서 하위 10% 평가를 받은 박용진 의원도 분열은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의원은 4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당이 힘을 모아나가야 될 마당에 자꾸 탈당하고 갈라지는 것은 좋지 않다”면서 “작은 차이를 극복하고 통합해나가는 것이 야권진영의 승리의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하위 10% 평가를 받고 탈당한 설훈 의원에 대해선 “탈당하기는 했지만 범야 진영을 이탈한 것은 아니다”면서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김영주 의원과는 전혀 다른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인천 부평을에서 컷오프당한 친문계 홍영표 의원은 탈당 이후 ‘민주연대’ 참여 가능성을 시사했다. 홍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민주연합(참여)에 대해 오늘 내일 사이에 아마 최종적인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소속 연대’ 전략에 대해 “선거에서는 포스터에 기호가 있는 게 중요하지 않느냐”면서 “정당 형태로 가야 함께하는 많은 분들이 선거에서 좋은 조건이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민주당 탈당 이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설훈 의원도 새로운미래 등과 선거연대를 통해 “민주당 밖의 민주당”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민주당 탈당파가 ‘민주연대’를 통해 이번 총선에서 하나로 뭉친다는 전략이다.

설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결국 (탈당파) 전체가 다 뭉쳐야 한다는 판단을 하기 때문에 새로운미래와 무소속 등 과거의 민주당 사람들이 다 뭉쳐서 진정한 의미의 민주당을 새롭게 건설해내는 작업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설 의원은 선거연대가 ‘민주연대’라는 구체적인 정당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면서 “당의 이름에 대해서 민주당이라고 이해될 수 있는 민주연대가 채택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면서 “그 점에 대해 (새로운미래 측에서) 크게 이의가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탈당파는 특히 ‘총선 이후’를 겨냥하는 모습이다. ‘친명공천’으로 민심을 잃은 민주당이 총선에서 패하면 ‘이재명 체제’도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설 의원은 이와 관련 “(총선에서)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민주당이 이재명 체제로 존립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팎으로 민주당을 쇄신하고 새롭게 만들자는 운동이 일어날 것이고 결국 ‘정리된 민주당’이 5월 이후에 나오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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