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총선 판세 흔드는 '낙동강 벨트' 뜨거워진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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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이재명 잇달아 부산행
한, 두 달 만에 다시 찾아 ‘붐업’
북·사하·김해 들러 물량전 암시
이, 지난 1월 피습 이후 첫 방문
'친문 학살' 여파 분위기 뒤숭숭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부산 북구 구포시장을 찾아 ‘잘 하겠습니다 부산에!’라는 문구를 쓴 종이를 들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부산 북구 구포시장을 찾아 ‘잘 하겠습니다 부산에!’라는 문구를 쓴 종이를 들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4·10 총선 부산·경남(PK) 최대 격전지인 ‘낙동강 벨트’를 차지하기 위한 여야의 공세가 본격화됐다. 14일에는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이 지역을 훑으며 초기 기선 제압에 나섰고, 15일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부산을 찾아 당 후보들을 지원한다. 여야가 초기부터 당의 ‘최고 자원’을 투입한 것은 이 지역이 PK를 넘어 전체 선거 판세를 좌우할 정도의 상징성을 가진다는 판단 때문이다.

20대, 21대 총선에서 낙동강 벨트에서 연거푸 패한 여권이 먼저 시동을 건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후보난에 시달리던 이 지역에 ‘중진 투입’이라는 깜짝 카드를 내세워 탈환 의지를 드러냈다. 각각 부산시장, 경남도지사를 지낸 서병수 의원과 김태호 의원을 민주당 현역 중 가장 탄탄하다고 평가 받는 북갑 전재수 의원과 경남 양산을 김두관 의원의 대항마로 내세웠다. 민주당 재선의 김정호 의원이 버티고 있는 김해을에는 3선의 조해진 의원을 맞상대로 투입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들 지역은 벌써 여야 후보 간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에서는 당 최고의 ‘선거 무기’인 한 위원장이 지난 1월에 이어 두 달여 만에 다시 부산을 찾아 ‘붐업’에 나섰다. 한 위원장은 이날 첫 방문 장소인 북구 구포시장에 서병수 후보 등과 함께 나타나 “결국 정치는 희소한 자원을 배분하는 문제인데, 국민의힘은 부산을 위해서 정말 최선을 다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여당으로서 정책·예산을 동원한 물량전을 은근히 암시하며 표심을 건드렸다. 한 위원장이 가는 곳마다 지지자와 시민 등 구름 인파가 몰렸고, 여권은 이번 방문으로 당 소속 후보들에 대한 인지도 상승 효과와 지지층의 결집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한 위원장 방문 다음 날인 15일 부산 기장군과 부산진구에 이어 사하구를 방문해 소속 후보 지원에 나선다. 1월 초 부산 가덕도에서 불의의 피습을 받은 이후 첫 방문이다. 그러나 이 대표를 맞이하는 민주당 내부의 기류는 복잡미묘하다. 당시 ‘지역 의료 무시’ 논란으로 민심이 곱지 않은 데다, 최근 친문(친문재인)계가 대거 낙천한 공천 파동의 여파로 친노(친노무현)·친문의 근거지인 이 지역 야권도 뒤숭숭한 분위기다. 공교롭게도 이 대표가 방문하는 세 곳 모두 친명(친이재명)계 후보 지역이다. 민주당은 우연의 일치일 뿐이라는 입장이지만, 이 대표의 지원을 그다지 달갑게 보지 않는 지역 내 기류가 반영된 것 아니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이에 지역 야권에선 이 대표의 방문 지원보다 산업은행 이전 반대 입장을 전환하는 등 정책적 지원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문도 들린다.

이처럼 국민의힘에 비해 민주당 후보들이 다소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뛰는 형국이지만, 승부는 결국 후보 경쟁력에서 갈릴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부산 정치권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민주당의 여건이 좋지 않지만, 윤석열 정부에 대한 지역 내 비호감도를 감안하면 이전 선거와 큰 차이도 없다”며 “민주당 현역들이 그동안 지역 발전에 얼마나 역할을 했는지, 국민의힘 후보들이 이들보다 더 잘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평가가 낙동강 벨트 대전의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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