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 성향 강할수록 가짜 뉴스 판별 못 한다 [미래 위한 선택 4·10]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부산일보·동아대 메타미디어연구소
정치 정보 사실 식별 설문 조사
진보·보수 정답률 55.4% 그쳐
중도 응답자보다 확증 편향 심해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가 22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투표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1일 부경대학교 대연캠퍼스에서 학생들과 활짝 핀 벚꽃과 부산시티투어버스를 배경으로 ‘벚꽃투표 BUT꼭투표’ 피케팅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가 22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투표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1일 부경대학교 대연캠퍼스에서 학생들과 활짝 핀 벚꽃과 부산시티투어버스를 배경으로 ‘벚꽃투표 BUT꼭투표’ 피케팅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믿고 싶은 정보만 찾고 받아들이며 기존 신념을 강화하는 ‘확증 편향’이 사회를 양극단으로 내몰며 건강한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사회 병리 현상으로 떠올랐다. 〈부산일보〉는 정치적 확증 편향이 총선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또 얼마나 심각한지 들여다볼 수 있는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정치 성향이 뚜렷한 유권자일수록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 진영에 유리한 뉴스는 믿고, 불리한 뉴스는 안 믿는다’는 확증 편향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일보〉는 동아대 메타미디어연구소(소장 김대경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와 지난달 22일부터 25일까지 ‘내가 아는 정치 정보는 사실 혹은 거짓?’이라는 주제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부산일보〉 홈페이지와 모바일 뉴스를 통해 진행된 설문에는 모두 205명이 참여했다. 설문에서는 진보 성향 유권자가 선호할 만한 뉴스 5개와 보수 성향 유권자가 선호할 만한 뉴스 5개를 진짜와 가짜 뉴스를 섞어 사실 여부를 식별하도록 했다.

응답자의 정치 성향은 1~10까지 표시하도록 했다. 1에 가까울수록 보수, 10에 가까울수록 진보적 성향이 짙다. 지지 정당 유무와 이번 총선 투표 의향도 물었다.

설문 결과 분석 때 정치 성향 1~3을 보수, 8~10을 진보, 4~7을 중도로 분류했다. 또 보수 혹은 진보에 속하고 지지 정당이 있으며 총선 투표 의사가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정치적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출하는 정치 고관여층, 중도이면서 지지 정당과 투표 의사가 없는 응답자는 저관여층으로 나눴다.

분석 결과 보수 혹은 진보 응답자의 정답률은 55.4%로, 중도 정답률 60.2%에 비해 낮았다. 아울러 정치 고관여층의 정답률은 54.7%로, 저관여층의 정답률 59.1%보다 낮았다. 정치 이념이 뚜렷한 응답자와 정치 고관여층 응답자가 중도 성향과 저관여층보다 진짜 뉴스와 가짜 뉴스를 더 구분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설문 결과를 분석한 동아대 김대경 교수는 “정치적 성향이 강할수록 사실 여부보다 정치적 신념을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는 경향이 있다”며 “설문 결과는 정치 성향이 뚜렷하면 팩트 체크에 취약하며 확증 편향에 빠지기 쉽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지지 정당에 비우호적인 설문 문항에 대한 정답률은 평균 30%대에 불과했지만, 우호적인 문항의 정답률은 70%대로 큰 차이를 보였다. 정치 성향에 반하는 정치 이슈는 무관심하거나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에 맞게 유리하게 해석하는 확증 편향이 명확하게 드러난 결과다.

김 교수는 “확증 편향에 빠진 정치 고관여층이 그릇된 정보를 습득하고, 나아가 뉴스에 감정적으로 정서적으로 반응하면서 정치적 대립은 더욱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