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정신건강에도 악영향…"그래도 운동은 일부 질환에 이점"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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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보건연구원, 5년간 연구 지원 성과집
호흡기·요로결석·불안장애·태아에도 영향

지난달 29일 서울시청 앞 전광판에 표시된 미세먼지 경보 정보.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서울시청 앞 전광판에 표시된 미세먼지 경보 정보. 연합뉴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봄철 불청객 미세먼지가 건강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의 최신 연구 성과를 묶어 소개한다.

국립보건연구원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미세먼지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과 예방법 등 연구를 기획 또는 지원한 성과집을 발간한다고 15일 밝혔다.

성과집에 소개된 57편의 논문에 따르면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노출은 호흡기뿐 아니라 신체 다양한 기관과 정신건강, 태아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연구진이 2000~2011년 만성 폐쇄성 폐 질환(COPD) 입원과 미세먼지(PM10)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한 결과, PM10이 10㎍/㎥ 증가할 때마다 COPD 환자 입원이 2.7% 증가했고, COPD로 인한 사망 또한 1.1% 증가했다.

가천대 정재훈 교수 등의 논문에 따르면 국내 8대 도시 요로결석 환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을수록 요로결석 발생률도 높았다.

같은 대학 강승걸 교수 등의 연구에 따르면 2015~2017년 3년간 주요 정신과 질환으로 병원 응급실을 방문한 사람 7만 9000여 명을 조사한 결과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 농도가 10㎍/㎥ 높아질수록 불안장애로 인한 응급실 방문 위험이 각각 약 1.7배와 2.2배 높아졌다.

또, 임신 중기에 해당하는 임신 14~26주 산모가 고농도 초미세먼지(PM2.5)에 노출되면 태아가 출생할 때 체중이 감소할 위험이 1.28배 증가하고, 여아의 경우 출생 후 5년까지 성장 저하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난 연구 결과도 있었다.

서울아산병원 이세원 교수 등의 연구에서는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는 외출을 자제하고 외출 시에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미세먼지 노출을 줄이는 생활 습관을 매일 실천한 COPD 환자는 질환의 급성 악화 위험이 감소하고 삶의 질 지표 점수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내 40대 이상과 58세 이상에서는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도 운동을 하는 게 일부 질환에 이점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40세 이상 일반인 18만여 명의 건강검진 자료 등을 조사한 결과 연평균 55.13㎍/㎥ 이상 고농도 미세먼지에 노출됐을 때도 중강도 이상 신체활동을 주 5회 이상 하면 운동을 전혀 하지 않았을 때보다 심혈관 질환과 뇌졸중 발생 위험이 각각 38%, 47%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58세 이상 노년층을 대상으로 당뇨병 발생 위험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주 5회 이상 중강도 신체활동을 한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노출된 미세먼지 수준과 관계없이 당뇨병 발생 위험을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결과는 건강검진 기록 등 자료 분석이라 추가 임상 연구가 필요하고, 호흡기 질환 등에 미치는 영향은 함께 분석되지 않은 것이다.

국립보건연구원은 올해부터는 '미세먼지 대응 질환 예방 관리연구' 2단계 사업을 진행하고 미세먼지로 인한 건강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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