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보통사람들, 月 544만 원 벌어 276만 원 썼다
신한은행 금융생활 보고서 발표
가구 내 평균자산…6억 넘어
평균부채 잔액 1억 201만 원
늘어난 소비로 가계 형편 악화
‘보통 한국사람’의 기준을 보여주는 보고서가 나왔다. 높은 물가 탓에 지난해 가구의 소득보다 소비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를 보유한 가구의 평균 빚 규모는 7% 줄었지만,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원리금 부담은 더 늘어났다.
신한은행은 월평균 가구의 소득과 투자 성향을 분석한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를 17일 발표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9월부터 두 달간 지역·성별·연령별 인구 구성비를 고려해 1만 명을 선정해 설문을 진행했다.
설문 결과 지난해 가구 월평균 소득은 544만 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521만 원)보다 4.4%(23만 원) 늘었지만, 같은 기간 가구 월평균 소비는 261만 원에서 276만 원으로 5.7%(15만 원) 증가했다.
가구 소득에서 지출 항목별 비중은 △소비 50.7%(276만 원) △부채상환 9.9%(54만 원) △저축·투자 19.3%(105만 원) △예비자금 20.1%(109만 원)로 조사됐다. 소비 중에서는 식비(23.2%)가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했고, 이어 교통·통신비(14.5%), 월세·관리금·공과금(12.7%), 교육비(10.1%), 의료비·건강보조제 구입비(5.1%) 순으로 비중이 컸다.
경제활동자 중 직장인 5000명에게 따로 작년보다 올해 소비가 더 늘었냐고 묻자 38.7%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들 가운데 96.1%는 이 소비 증가가 물가 상승과 영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1만 가구의 지난해 평균 보유 자산은 6억 294만 원으로 조사됐다. 2022년보다 4.8%(2788만 원) 늘어 6억 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소득 계층별 자산 증가 규모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소득 5구간(상위 20%) 고소득 계층의 자산은 평균 11억 6699만 원으로 1년 사이 4564만 원 늘었지만, 같은 기간 1구간(하위 20%·1억 6130만 원)과 2구간(하위 20∼40%·3억 3391만 원)의 자산 증가 폭은 각 1291만 원, 1582만 원에 불과했다.
가구 자산 가운데 종류별 비중은 부동산이 79.7%로 가장 크고, 금융자산과 기타자산은 각 13.6%, 6.7%를 차지했다. 2022년과 비교해 부동산 비중(80.2→79.7%)은 소폭 줄어든 대신 금융자산(13.5→13.6%)이 늘었다.
부동산만 따로 들여다보면, 가구의 부동산 자산은 평균 4억 8035만 원으로 전년보다 4.2%(1926만 원) 불었다. 열 가구 중 약 여섯 가구(64.8%)는 “부채를 갖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2022년(66.8%)보다는 부채 가구 비율이 낮아졌다.
부채를 가진 가구의 평균 부채 잔액은 1억 201만 원으로 1년 새 7% 줄었다. 하지만 월 부채 상환액은 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평균 85만 원에서 93만 원으로 8만 원 늘었다. ‘향후 1년(2024년)의 가계 생활 형편 전망’을 묻자 47.2%는 “2023년과 비슷할 것”이라고 답했고, 30.2%는 나빠질 것으로 우려했다. 형편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한 비율은 22.6%에 불과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