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보통사람들, 月 544만 원 벌어 276만 원 썼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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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금융생활 보고서 발표
가구 내 평균자산…6억 넘어
평균부채 잔액 1억 201만 원
늘어난 소비로 가계 형편 악화

‘보통 한국사람’의 기준을 보여주는 보고서가 나왔다. 4·10 총선 사전투표가 시작된 지난 5일 서울 여의동주민센터 앞에 점심시간을 맞아 투표소를 찾은 직장인들이 투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보통 한국사람’의 기준을 보여주는 보고서가 나왔다. 4·10 총선 사전투표가 시작된 지난 5일 서울 여의동주민센터 앞에 점심시간을 맞아 투표소를 찾은 직장인들이 투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보통 한국사람’의 기준을 보여주는 보고서가 나왔다. 높은 물가 탓에 지난해 가구의 소득보다 소비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를 보유한 가구의 평균 빚 규모는 7% 줄었지만,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원리금 부담은 더 늘어났다.

신한은행은 월평균 가구의 소득과 투자 성향을 분석한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를 17일 발표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9월부터 두 달간 지역·성별·연령별 인구 구성비를 고려해 1만 명을 선정해 설문을 진행했다.

설문 결과 지난해 가구 월평균 소득은 544만 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521만 원)보다 4.4%(23만 원) 늘었지만, 같은 기간 가구 월평균 소비는 261만 원에서 276만 원으로 5.7%(15만 원) 증가했다.

가구 소득에서 지출 항목별 비중은 △소비 50.7%(276만 원) △부채상환 9.9%(54만 원) △저축·투자 19.3%(105만 원) △예비자금 20.1%(109만 원)로 조사됐다. 소비 중에서는 식비(23.2%)가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했고, 이어 교통·통신비(14.5%), 월세·관리금·공과금(12.7%), 교육비(10.1%), 의료비·건강보조제 구입비(5.1%) 순으로 비중이 컸다.

경제활동자 중 직장인 5000명에게 따로 작년보다 올해 소비가 더 늘었냐고 묻자 38.7%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들 가운데 96.1%는 이 소비 증가가 물가 상승과 영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1만 가구의 지난해 평균 보유 자산은 6억 294만 원으로 조사됐다. 2022년보다 4.8%(2788만 원) 늘어 6억 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소득 계층별 자산 증가 규모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소득 5구간(상위 20%) 고소득 계층의 자산은 평균 11억 6699만 원으로 1년 사이 4564만 원 늘었지만, 같은 기간 1구간(하위 20%·1억 6130만 원)과 2구간(하위 20∼40%·3억 3391만 원)의 자산 증가 폭은 각 1291만 원, 1582만 원에 불과했다.

가구 자산 가운데 종류별 비중은 부동산이 79.7%로 가장 크고, 금융자산과 기타자산은 각 13.6%, 6.7%를 차지했다. 2022년과 비교해 부동산 비중(80.2→79.7%)은 소폭 줄어든 대신 금융자산(13.5→13.6%)이 늘었다.

부동산만 따로 들여다보면, 가구의 부동산 자산은 평균 4억 8035만 원으로 전년보다 4.2%(1926만 원) 불었다. 열 가구 중 약 여섯 가구(64.8%)는 “부채를 갖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2022년(66.8%)보다는 부채 가구 비율이 낮아졌다.

부채를 가진 가구의 평균 부채 잔액은 1억 201만 원으로 1년 새 7% 줄었다. 하지만 월 부채 상환액은 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평균 85만 원에서 93만 원으로 8만 원 늘었다. ‘향후 1년(2024년)의 가계 생활 형편 전망’을 묻자 47.2%는 “2023년과 비슷할 것”이라고 답했고, 30.2%는 나빠질 것으로 우려했다. 형편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한 비율은 22.6%에 불과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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