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남로 상가 3.3㎡당 2억 원 시대… 잇단 호재로 상승세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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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배 이상 초고속 상승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 조성
오시리아 관광단지 기대 심리
부동산 투기장 변질 우려도 나와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해수욕장으로 연결되는 구남로광장의 한 매장이 3.3㎡당 2억5000만 원에 거래됐다. 17일 오후 구남로 거리 모습. 정종회 기자 jjh@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해수욕장으로 연결되는 구남로광장의 한 매장이 3.3㎡당 2억5000만 원에 거래됐다. 17일 오후 구남로 거리 모습. 정종회 기자 jjh@

고금리 장기화 여파로 부산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해운대구 구남로 일대 부동산 시세가 계속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구남로 일대 한 부동산이 평당 2억 5000만 원으로 매매된 사실이 드러나는 등 구남로 일대에 ‘평당 2억 원’ 시대가 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지역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초 해운대구 구남로의 88평 상가가 평당(3.3㎡) 2억 5000만 원으로 매매됐다. 총 매매가는 220억 원에 달한다. 구남로 일대 상가가 평당 2억 원을 넘긴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구남로 일대 부동산 가격은 최근 몇년새 가파르게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해당 상가는 6년 전 평당 1억 2000만 원대로 매매됐다고 알려졌다. 2022년 6월에는 또 다른 구남로 상가가 평당 1억 4000만 원으로 매매된 바 있다. 평당 1억 2000만~1억 5000만 원을 오가던 구남로 일대 시세가 1년여 만에 배로 오른 것이다.

인근 부동산에서는 2억 5000만 원으로 판매된 상가가 구남로 일대 시세의 새 지표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해운대구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한 공인중개사는 “구남로에는 매물 자체가 잘 나오지 않지만 최근 가격 자체가 전반적으로 오른 것은 분명하다”며 “몇 년 전만 해도 평당 1억 원대가 거론됐지만 최근에는 평당 2억 원이 기준이 된 분위기다”고 말했다.

구남로 일대 부동산의 가파른 상승세는 구남로에 조성 예정인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과 기장군 오시리아 관광단지 조성 등에 대한 기대치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구남로 일대는 지난해 12월 제2기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로 지정된 바 있다. 자유표시구역으로 지정되면 거리 곳곳 미디어폴 등에 모양과 설치 방법의 규제 없이 광고를 유치할 수 있다. 인근 상권에서는 자유표시구역 조성에 따른 광고 수익과 관광객 유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기장군 일대에 조성되는 오시리아 관광단지 개발 사업도 부동산업계의 기대치를 높인다. 오시리아 관광단지로 고정적인 관광객 수요가 생기면 해운대구에도 기대치가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기장군 관광 명소가 해운대구에도 호재가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중개플랫폼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거래 자체가 드문 구남로의 실거래 가격이 2억 5000만 원을 호가했다는 것은 구남로에 대한 기대치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며 “오시리아 관광단지, 옥외광고물자유표시구역, 해리단길 등으로 관광객이 장기적으로 계속 유입될 관광도시에 대한 기대치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구남로의 부동산 가격이 상향 평준화되면, 부동산 투기장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해운대 해수욕장의 관문 격이자 해운대구 중심에 놓인 구남로의 부동산 가격이 가파르게 뛰면 매매가를 감당할 수 있는 대형 기업 외 부산 소상공인 등이 자리를 잡을 기회는 사라지기 때문이다. 부산 대표 관광지로서 구남로의 색깔도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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