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장보고기지 휘호 요청 사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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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남극 장보고 과학기지의 '휘호' 하사를 정중히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양수산부와 극지연구소는 대한민국의 남극 두 번째 기지로 다음 달에 준공되는 장보고기지에 대한 박 대통령의 친필 휘호를 최근 청와대에 요청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의 휘호 하사가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장보고기지는 대통령 휘호 없이 준공될 예정이다. 당초 극지연구소는 박 대통령의 친필 휘호를 장보고기지에 새겨서 영구 보전할 계획이었다.

이에 앞서 1988년 남극 첫 번째 기지인 세종기지가 건설됐을 때는 전두환 당시 대통령이 '남극의 한국, 세계의 평화'라는 휘호를 보냈다. 현재 4번째 남극 기지를 건설 중인 중국의 첫 기지에도 마오쩌둥의 휘호가 걸려있다.

이와 관련, 한 남극 전문가는 "킹조지 섬에 위치한 세종기지와 달리 장보고기지는 남극 대륙에 지어지는 첫 기지로 역사적인 의미가 상당히 큰데 대통령의 휘호가 불발돼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휘호 하사를 즐겨하던 박정희 전 대통령에 비해 이를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은 붓글씨를 쓰는 것이나, 휘호를 하사하는 것을 썩 좋아하지 않는다"며 "아마 휘호 하사를 권위주의 시대의 유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박 대통령이 정부 기관이나 공공건물에 휘호를 보낸 것은 극히 드물다. 최근 장보고기지 뿐만 아니라 각종 공공기관 등이 휘호를 요청했지만 대부분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박 대통령은 지난해 국군의 날을 앞두고 취임 후 최초로 육군항공학교에 '미래 영공수호의 주역'이라는 친필 휘호를 보낸 바 있다. 창설 이래 처음으로 대통령 휘호를 하사받은 항공학교는 이를 기념해 지난해 9월 30일 휘호석을 제작해 학교 본청 앞에 세우고 제막식을 거행했다.

또 지난해 새로 지어진 주 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 신청사에도 '준공'이라는 단어와 함께 '2013년. 9. 18 대통령 박근혜'라는 친필휘호가 새겨져 있다. 손영신 기자 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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