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40대 여당 사무총장

"'강총'은 이만 물러 갑니다." 2008년 4월 11일, 이틀 전에 치른 4·9 총선에서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서울 양천갑)에게 패배한 강삼재 전 의원이 정계은퇴를 선언하면서 자신의 미니 홈페이지에 남긴 글이다. '강총'은 '강삼재 사무총장'의 준말. 1995년 8월 신한국당 사무총장이 되면서 붙은 별명이다. 그의 나이 43세, 최연소 집권여당 사무총장이었다. 1985년 2·12 총선에서 최연소로 당선된 뒤 내리 다섯 번을 연임한 5선 의원에다 최고위원, 부총재 등의 당직을 거쳤지만 그에겐 늘 '강총'이란 꼬리표가 붙어 다녔다. 95년 지방선거 참패로 위기에 몰린 신한국당을 96년 총선에서 승리로 이끌면서 정보와 자금이 집중됐다. '역사상 가장 센 사무총장'이란 얘기가 나왔다. 방송에 출현해 "저는 대한민국의 사무총장이 아니라 신한국당의 사무총장"이라고 해명할 정도였다.
여당의 사무총장은 야전사령관으로 불린다. 대통령에게 직접 당무를 보고하고 당의 조직·자금 등을 관장하면서 선거를 총괄한다. '대통령의 복심'을 앉히는 이유다. 김영삼(YS) 정권 시절만 해도 당내 서열 2위에 실질적 권한에선 대표를 능가하기도 했다. 요즘도 실세 사무총장의 파워는 여전해 대표와의 알력이 종종 빚어진다. 정몽준 대표 시절, 면전 면박을 줬던 장광근 사무총장의 경질을 청와대에 요구, 장 사무총장의 반발을 샀던 게 대표적 사례.
한나라당 신임 사무총장에 46세의 3선 원희룡 의원이 내정됐다. '강총' 이래 두 번째로 40대 여당 사무총장이다. 그는 블로그, 트위터 등에 열심이고 스타크래프트, 카트라이더 등의 게임을 즐기는, 정치권의 대표적인 '얼리 어댑터'로 이름나 있다. 신세대와의 소통과 변화를 위한 '디지털 사무총장'에 대한 기대감이 적지 않다. 한편으론 '오렌지 사무총장'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원조 쇄신파로 불리면서 보였던 돌출 언행 때문이다.
김상식 논설위원 kisa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