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광안동 이어 민락동까지 확산… 오션뷰 따라 퍼지는 불법 공유숙박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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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적발 12건 모두 민락동 소재
거리 두기 완화 후 오피스텔 몰려
소음·쓰레기 등 이웃 피해 커져

부산 수영구청과 남부경찰서 직원들이 미신고 불법 공유숙박업을 운영하는 업소들을 단속하고 있다. 수영구청 제공 부산 수영구청과 남부경찰서 직원들이 미신고 불법 공유숙박업을 운영하는 업소들을 단속하고 있다. 수영구청 제공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일대에서 기승을 부리던 불법 공유숙박업소가 ‘바다 전망(오션뷰)’을 따라 광안동에서 민락동까지 퍼지고 있다.

부산 수영구청은 1월 한 달간 오피스텔 등에서 운영하는 미신고 불법 공유숙박업소를 단속한 결과, 총 12건이 적발됐다고 12일 밝혔다. 구청은 적발 업소에 대해 형사고발과 영업장 폐쇄 명령 등의 행정조치를 취했다.


수영구청에 따르면 적발된 12건 모두 수영구 민락동에 위치한 신축 오피스텔에서 불법영업을 벌여 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2021년 8월에 준공된 A오피스텔에선 7건이 적발됐으며 2021년 12월 준공된 B오피스텔에선 5건이 적발됐다. 구청은 이들 대부분이 숙박 공유 플랫폼을 통해 손님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숙박 공유 플랫폼은 신고되지 않은 업체도 등록할 수 있어 불법 숙박업소들의 이용이 자유롭다.

그간 불법 공유숙박업은 광안리해수욕장 중심 지역인 광안동에서 기승을 부려 왔다. 해운대해수욕장은 바다를 따라 호텔이 자리 잡고 있지만, 광안리해수욕장은 해안가를 따라 오피스텔이 많이 들어서 있어 불법 공유숙박업을 운영하는 곳이 많다. 실제 부산시가 지난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파악한 구·군 위생부서 자체 적발 건수 62건 가운데 약 90%인 56건이 모두 광안리해수욕장을 품고 있는 수영구에서 적발됐다.

최근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 이후로는 민락동에 위치한 신축 오피스텔로 불법 공유숙박업이 확산되는 양상을 보인다. 코로나19 대유행 때는 감염 등의 이유로 공유숙박업소의 인기가 시들했는데, 최근 마스크까지 완전히 벗게 되면서 바다가 보이는 숙박 공간의 인기가 높아졌다. 실제 불법 공유숙박업 적발 건수는 지난해 1월 5건에 비해 지난달 배 이상 늘었다.

경기 악화 역시 불법 공유숙박업 증가를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B오피스텔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부동산 침체 등 경기가 가라앉으며 불법 공유숙박업 운영으로 추가적인 수입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불법 공유숙박업이 기승을 부리자 같은 오피스텔에 입주한 주민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오피스텔 주민으로부터 들어오는 신고가 90% 이상일 정도다. 관광객이 다녀가며 생기는 층간소음과 안전, 쓰레기 문제로 입주민들이 불편을 겪다 구청에 신고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A오피스텔 관리사무소 관계자 역시 “주민들로부터 시끄럽다는 민원이 많이 들어오는 상황”이라며 “다만 그게 꼭 불법 공유숙박업 때문인지는 확인이 어려워 관리사무소에서도 실질적인 조치를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영구청은 신고가 늘며 현장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입장이다. 구청 환경위생과 관계자는 “최근 불법 공유숙박업 관련 민원전화가 급증해 하루에 10건 정도의 신고 전화가 빗발치는 상황”이라며 “두 명의 직원이 다른 업무를 겸하며 불법 공유숙박업 단속을 하다 보니 현장 확인하기도 벅차다”고 말했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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