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전원 사퇴·감사 수용’ 압박에 선관위 ‘여론 눈치’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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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행안위원 두 번째 항의 방문
자녀 특혜 채용 등 감사 수용 요구
“모든 방법 동원 원인 규명 마땅”
선관위, 부분 직무감찰 여부 논의
민주 “선거 앞두고 통제 시도” 비판

이만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민의힘 간사를 비롯한 여당 의원들이 7일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해 경기 과천 선거관리위원회를 항의 방문했다. 연합뉴스 이만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민의힘 간사를 비롯한 여당 의원들이 7일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해 경기 과천 선거관리위원회를 항의 방문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7일에도 간부 자녀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해 감사원 감사를 거부하고 있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재차 항의 방문하고 선관위원 전원 사퇴를 압박하는 등 선관위 쇄신에 당력을 집중했다. 여당 총공세와 여론 악화가 겹치면서 선관위는 ‘부분적 감사’를 검토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가 선관위 장악을 시도하려 한다”고 비판을 이어 갔다.

이날 오전 국민의힘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여당 간사인 이만희 의원과 박성민·김용판 의원 등은 경기도 과천 선관위를 항의 방문했다. 여당 행안위원들이 항의차 선관위를 방문한 것은 지난달 23일에 이어 두 번째다.

이 의원은 선관위 김필곤 상임위원, 기획조정실장 등과 비공개 면담 후 브리핑에서 “보안 문제나 자녀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해 감사원 감사를 수용하라고 요구했다”면서 “우리 당에서는 전체적인 내용을 파악하는데 감사원 감사가 적절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선관위의 감사 거부 방침과 관련해 “노태악 선관위원장이 국민의 눈높이에서 국민이 만족할 때까지 발본색원하겠다는 약속과 다르다”고 지적한 뒤 “선관위원들의 책임 있는 자세를 (선관위에) 촉구했다”고 설명했다. 김 상임위원은 면담에서 감사원 감사 수용과 관련해 ‘위원회 차원에서 고민하고 있고, 의원들 주장을 위원회에 전달하겠다’고 답했다고 이 의원은 전했다.

이 의원은 “김 상임위원이 ‘(특혜 채용 의혹은) 감사원 감사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기관이 가지는 중립성과 독립성 가치를 어떻게 지켜나갈지도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관위원 전원 사퇴 요구에 대해선 “노 위원장이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사퇴 요구도 위원회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고 이 의원은 전했다.

김 상임위원은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석고대죄하는 심정으로 깊이 사과한다”면서 “수사를 비롯해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의혹)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자) 문책을 하는 것이 마땅하고, 의혹을 해소해 진정한 국가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여당의 전방위 압박에 선관위는 오는 9일 후임 사무차장 후보 검증을 위한 위원회의에서 감사원 감사 수용 여부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박성민 의원은 “자녀를 채용한 그런 도덕성 가진 분이 선거를 관리하고 있다는 게 정말 경악스럽고 믿을 수 없다”며 “선관위원장뿐 아니라 위원들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압박했다.

선관위는 간부 자녀 특혜채용 의혹에 대한 감사원 직무감찰을 부분적·한시적으로 수용할지를 계속 고심하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직무감찰을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일부 선관위원이 부분 수용 필요성을 제기해 오는 9일 회의 결과에 따라 기존 입장을 바꿀 가능성도 있다. 여당의 ‘선관위원 전원 사퇴’ 요구엔 부정적인 기류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권이 선관위 장악을 시도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윤석열 정권은 총선을 앞두고 우리 사회의 전 부문을 정권 통제 하에 두려는 모습”이라며 “검찰, 경찰, 감사원에 이어 선관위 장악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행안위 야당 간사인 김교흥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행안위원들도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을 불과 10개월 앞둔 상황에서 집권여당이 시도 때도 없이 선관위를 찾아가 압력을 행사하는 것은 선관위 중립성을 훼손하는 정략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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