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한방] 가장 쉽게 만나는 한 그릇의 보양식, 부산 돼지국밥
[제세한의원]
체력 회복 돕고 섭취와 소화도 편해
체질·건강 상태 알고 먹으면 건강식
돼지국밥은 부산 대표 음식으로 꼽힌다. 곳곳에 국밥 맛집들이 있고, 주변 어디서든 맛있는 국밥집을 찾을 수 있다. 외식 물가가 많이 오른 요즘에도 돼지국밥은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으로 든든하게 먹을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돼지고기를 보양식으로 본다. 돼지고기에 포함된 단백질과 지방은 체력을 빠르게 회복시킬 수 있고, 다양한 부위의 고기와 뼈에는 콜라겐과 아미노산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근육과 관절의 성장을 돕는다.
돼지국밥에 들어가는 마늘, 대파, 고추와 다양한 약재들은 면역력 증진에도 도움을 준다. 이들 재료는 체내 염증을 줄이고, 바이러스와 세균에 대한 신체의 저항력을 높이는 데도 효과적이다.
푹 익힌 고기는 위장에 부담이 적고 소화도 편하다. 감기나 인후염 등으로 목이 부어 딱딱한 음식을 삼키기 힘든 환자들도 따뜻한 국물에 밥을 말아 먹으면 편하게 먹을 수 있다. 뼈의 젤라틴성 물질도 장의 점막을 보호하고, 염증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줘 장 건강에도 좋은 편이다.
국밥이 든든한 음식의 대명사인 것은 특유의 풍미와 함께 뜨끈한 국물이 마음을 편안하게 하기 때문이다. 정신적 안정과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는 의미이다. 국밥의 따뜻한 성질은 몸을 따뜻하게 해 긴장을 풀게 하고, 편안한 수면 유도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반면 국밥이 건강에 좋지 않고, 극단적인 표현으로 '국밥이 건강을 말아먹는다'고 하는 의견도 있다. 그 이유로는 국밥의 국물에 영양분이 거의 없고, 국물을 많이 먹으면 위장에 부담을 줘서 위염의 원인이 된다고 한다.
이는 사실과 다르다. 국밥 국물에는 고기에서 우러나온 다양한 아미노산과 영양분이 녹아 있다. 흔히 '다대기'라고 부르는 매운 양념이나 새우젓 등을 너무 많이 넣어 먹는다면 위염 위험도가 높아질 수도 있지만, 이는 국밥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맵고 짜게 먹는 식습관의 문제다.
물론 국밥은 재료 특성상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은 편이므로 고지혈증이 있다면 조심해야 하고, 신장 질환이 있는 환자가 너무 진한 국물을 먹는 것도 좋지 않다. 체질의학적으로도 금양이나 금음 체질(주로 태양인)에게는 돼지국밥이 잘 맞지 않다.
자신의 체질과 건강 상태를 잘 알고 먹는다면 돼지국밥만큼 쉽고 편하게 먹을 수 있는 보양식은 없다. 돼지국밥이 부산뿐만 아니라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오랜 세월 사랑받은 이유다. 지난해에는 뉴욕타임스가 뉴욕의 식당들을 소개하면서 돼지국밥을 최고의 뉴욕 음식 중 하나로 선정하기도 했다. 오늘 점심으로 든든한 국밥 한 그릇은 어떨까?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