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월드컵 3차 예선 일본·이란과 맞대결 피했다

변현철 기자 byunhc@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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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최종 경기
이강인 결승골…중국에 1-0 승리
5승 1무, 기분 좋게 2차 예선 마쳐
중국, 패하고도 기사회생 3차 진출





이강인(가운데)이 지난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6차전 한국-중국의 경기에서 선취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강인(가운데)이 지난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6차전 한국-중국의 경기에서 선취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도훈 임시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중국을 격파하고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지난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마지막 6차전에서 후반 16분에 터진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선제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했다.

 이미 5차전에서 조 1위와 3차 예선 진출을 확정한 한국은 마지막 경기에서도 승리를 거둬 5승 1무 무패(승점 16)로 상큼하게 2차 예선을 마쳤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인 한국은 이날 승리로 이달 발표되는 랭킹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가맹국 중 3위권을 유지해 3차 예선 조 추첨에서 1번 포트에 들어가는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3차 예선은 18개 팀이 3개 조로 나뉘어 치르는데, 한국은 아시아 3위권의 ‘강적’ 일본과 이란을 피하게 됐다. FIFA 랭킹 후순위의 국가하고만 한 조가 되기 때문이다.

 아시아에 배정된 8.5장의 본선행 티켓 중 6장의 주인공이 결정되는 3차 예선의 조 추첨은 오는 2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AFC 본부에서 진행된다.

 한국은 또 중국과 상대 전적에서 최근 5연승을 포함해 23승 13무 2패로 격차를 벌렸다. 특히, 한국은 홈에서는 중국에 한 번도 안 지고 10전 5승 5무를 기록 중이다.

 대표팀 정식 감독 선임이 늦어져 이번 6월 A매치 2경기에서 임시로 사령탑을 맡은 김 감독은 2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며 성공적으로 임무를 마쳤다.

 승점을 쌓지 못한 중국은 탈락 일보 직전까지 몰렸다가 기사회생했다. 이날 태국이 싱가포르를 3-1로 꺾어 중국과 태국은 승점 8(2승 2무 2패), 골득실 0에 다득점 9골까지 동률을 이뤘다.

 상대 전적에서 1승 1무로 앞선 중국이 3차 예선행 티켓을 극적으로 거머쥐었다.

 김 감독은 이날 중국전에서 황희찬(울버햄프턴)을 최전방에 세우는 4-1-4-1 전술을 꺼내 들었다.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이 좌우 측면 공격수로 나섰다. 이로써 손흥민은 한국 선수 A매치 출전 순위에서 이영표와 공동 4위(127회)로 올라섰다.

 이재성(마인츠)과 황인범(즈베즈다)이 중원에서 공격적인 역할을 맡았고, 1년 3개월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수비형 미드필더 정우영(칼리즈)이 싱가포르와 5차전에 이어 2경기 연속으로 선발 출격했다.

 왼쪽부터 김진수(전북), 권경원(수원FC), 조유민(샤르자), 박승욱(김천)이 포백 수비라인을 구성하고 골키퍼 장갑은 조현우(울산)가 꼈다.

 일방적으로 중국 진영을 몰아쳤으나 두 줄 수비에 막혀 좀처럼 슈팅 기회를 잡지 못하던 한국은 전반 20분에야 손흥민이 첫 슈팅을 기록했다.

 전반 막판에는 중국이 잠시 흐름을 가져가기도 했다. 전반 35분 쉬하오양이 오른쪽에서 골대로 바짝 붙여 올린 프리킥 크로스가 장성룽의 머리에 제대로 맞지 않아 아쉬움을 삼켰다.

 골 소식이 들리지 않자 김 감독은 후반 16분 이재성과 박승욱을 불러들이고, 싱가포르전에서 1골 3도움을 올린 주민규(울산)와 크로스가 좋은 황재원(대구)을 투입하는 변화를 줬다.

 이 교체가 이뤄진 직후, 이강인의 선제골이 터졌다. 후반 16분 이강인의 침투 패스를 받은 왼쪽의 손흥민이 문전으로 쇄도하던 주민규를 겨냥해 컷백을 넘겼으나 이는 수비에 막혔고 공은 골 지역 정면으로 흘렀다. 그러자 이강인이 쏜살같이 달려들더니 왼발로 슈팅해 골망을 흔들었다.

 A매치 2경기 연속골을 넣은 이강인은 손흥민의 품에 안긴 뒤 주먹을 내지르며 골 맛을 본 기쁨을 마음껏 발산했다.

 한국은 후반 34분 이강인 대신 홍현석(헨트)을, 후반 추가시간에는 황희찬, 황인범 대신 배준호(스토크 시티), 박용우(알아인)를 투입했다. 승기를 잡은 한국은 마지막까지 우세한 경기를 펼쳤으나 추가골은 나오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이 상대의 거친 태클에 쓰러져 팬들의 가슴을 철렁하게 했지만, 고통을 호소하던 손흥민은 다시 일어나 정상적으로 남은 경기를 소화했다.

 김 감독은 “우리 팀은 역습에 의한 축구도 잘하지만, 볼 소유하고 게임을 주도할 수 있는 실력들이 있다”면서 “경기를 주도하고, 용기를 가져갈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공을 소유하고 지배하면서 위치, 밸런스에서 조금만 다듬는다면 이런 좋은 선수들로 또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 축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있어서 좋은 감독이 와야겠다는 생각에 나도 공감한다”고 덧붙였다.



변현철 기자 byunhc@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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