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학폭 피해자 더 나왔다?…경찰, 공식 수사 검토
24일 학교폭력 전수조사 실시
피해 학생 50명 정도로 알려져
경찰, 조만간 공식 수사 전환
속보=경남 진주시 한 중학교에서 발생한 대규모 학교 폭력 사건(부산일보 6월 24일 자 11면 보도)과 관련해 피해학생 규모 파악을 위한 전수조사가 진행됐다. 피해학생이 당초 예상보다 많은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경찰도 자체 수사를 검토 중이다.
25일 교육당국과 학폭 피해 학부모 등에 따르면 24일 오전 진주 A 중학교와 인근 B 중학교를 대상으로 학교폭력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또 이날 오후에는 피해 학부모들 20여 명을 상대로 간담회 자리도 마련됐다.
전수조사 결과 피해 학생 수는 당초 예상을 웃돈 것으로 조사됐다. A 중학교가 당초 파악한 내용은 2학년 4명이 1학년들을 상대로 학교폭력을 이어왔으며, 피해학생은 5명 정도였다. 하지만 전수조사 결과 A 중학교에서만 40여 명, A·B 중학교를 모두 합치면 50명 가까운 학생이 학폭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 중에는 2학년 학생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대표적인 피해사례는 금품 갈취다. 친구나 후배한테 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경우가 대다수로, 전체 피해금액은 100만 원대로 파악됐다. 이밖에 폭력과 성희롱 등의 피해 사례도 다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학부모는 “아직 전수조사 결과가 모두 공개된 게 아니라서 답답함이 크다. 일단 피해학생이 많다는 건 확인했지만 정보 창구가 더 있었으면 좋겠다. 아직 피해사실을 밝히지 않은 학생이나 학부모도 있다고 본다. 학교 측에서 추가 피해 방지와 재발 방지를 약속했는데, 더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경찰 조사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진주경찰서는 A 중학교 학폭과 관련해 내사를 진행 중이며, 일부 혐의점을 포착한 상태다. 경찰은 일단 학부모들의 고소장 제출 여부와 상관없이 조만간 공식적인 수사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진정서나 고발장은 접수된 것이 없다. 교육당국에서 진행 중인 전수조사를 마냥 기다릴 수만 없다”며 “학교전담경찰관(SPO)이 사실 관계를 파악 중에 있어 피해 사실 등이 확인 되면 빠른 시일 내에 공식 수사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어 “공식 수사로 전환하면 필요할 경우 증거 확보를 위한 압수수색도 할 계획이다. 다만,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수사이기 때문에 수업권을 침해 안 받는 선에서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A중학교 학폭 피해자 학부모들은 피해자 모임을 만들어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모임은 학생들의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변호사 선임 등 법적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경남교육청은 피해 학생과 보호자 심리 상담·치료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