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J 테러전투원 1인 무장 비용 홍보물. 부산경찰청 제공

시리아 내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에 자금을 지원한 20대 외국인 유학생이 인터폴 공조수사로 미국에서 붙잡혀 국내로 강제송환됐다.

부산경찰청 안보수사과는 26일 테러자금금지법 위반 혐의로 중앙아시아 국적의 A 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2016년 8월부터 2022년 9월까지 부산 모 대학에 유학하던 A 씨는 2022년 1~2월 시리아 부장 테러단체인 KTJ(Khatiba al-tawhid wal-jihad)에 77만 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보내 테러자금을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국내 유학 중 알게 된 같은 국적의 친구가 시리아로 가서 KTJ 조직원이 된 후 SNS를 통해 그 친구로부터 포섭당해 암호화폐를 전달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A 씨는 SNS를 통해 KTJ의 테러 선전·선동 영상물을 보고 극단주의 성향으로 발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두 차례에 걸쳐 전달된 테러 자금 77만 원은 KTJ 전투원 1명의 무장 비용에 해당한다. 2014년 중앙아시아 중심 지하디스트 그룹으로 설립된 KTJ는 2016년 키르기스스탄 중국 대사관에 테러 공격을 해 2022년 3월 UN으로부터 국제 테러단체로 지정됐다.

테러 자금을 지원한 A 씨는 앞서 국내에서 뺑소니 사고를 저질러 강제 추방된 뒤 2023년 2월 멕시코로 넘어가 미국으로 밀입국, 불법체류를 해오다 경찰과 검찰, 인터폴, 미국 FBI 등 국제공조 수사로 2년 만에 붙잡혔다. A 씨는 지난 13일 국내로 강제송환됐다.

테러사범 외국인을 국내로 강제송환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부산경찰청 김주상 산업기술안보수사대장은 “테러단체에 소액을 지원하더라도 사람을 살상하는 반인륜적인 테러조직을 지원하는 행위는 모두 실형이 선고되는 엄중한 범죄”라면서 “전세계 모든 국가에서 테러 범죄에 대해서는 필수적으로 국제공조 추적과 형사처벌을 하므로 테러단체 추종이나 지원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