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 노동자들도 '4개 항만공사 통합 추진' 강력 반대
항운노련 "항만별 전문성 약화"
통합 반발 여론 갈수록 거세져
부산항만공사 건물 전경
시민사회와 지역 정치권에 이어 항만 노동자들까지 정부의 4개 항만공사 통합 추진에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항운노동조합연맹(이하 항운노련)은 28일 성명서를 내고 “항만공사법의 입법 취지와 법적 근거, 현장과의 충분한 사전 협의 없이 일방 추진 중인 4개 항만공사 강제 통합 논의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항운노련은 “4개 항만공사는 설립 당시부터 지역별 산업구조와 시장 환경에 맞춘 전문·책임 경영을 위해 출범했다”며 “조직 통합은 의사결정 지연은 물론, 지역과 현장 대응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정부의 공공기관 기능개편 태스크포스(TF)가 부산·인천·울산·여수광양 항만공사를 하나로 묶는 ‘한국항만공사’ 설립 방안을 검토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반발 여론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앞서 지난달 4개 항만공사 노동조합의 반대 시위와 부산지역 시민단체의 반대 성명 발표에 이어, 지난 20일에는 부산·울산·경남·여수광양·인천 지역 시민사회와 곽규택·허종식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항운노련은 통합은 항만공사별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각 항만은 동일 기능을 수행하는 경쟁자가 아니라 지정학적·산업적 역할을 바탕으로 상호 보완하는 존재”라며 “부산, 인천, 울산, 여수광양이 각자의 강점을 살려 연결될 때 비로소 대한민국 항만이 진정한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고 밝혔다.
부산항은 글로벌 허브 연결망, 인천항은 수도권·대중국 교역, 울산항은 에너지·액체벌크, 여수·광양항은 제철·석유화학 등 국가 기간산업 물류를 담당하는 고유한 역할을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단순히 공공기관 효율화를 이유로 지역 경제와 항만 경쟁력에 미칠 영향 평가도 없이 조직 통합부터 추진하는 것은 국적 항만의 백년대계를 다루는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물리적 통합 대신 실질적인 협력 체계 구축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항운노련은 “각 항만의 특화 전략에 맞는 독립적인 운영권과 투자를 보장해야 한다”며 “조직 통합이 아닌 공동마케팅, 항만정책, 스마트항만, 항만안전 등 협력사업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항만공사·노동계·지역사회·산업계가 함께 참여하는 노사정협의체를 구성해 지속 가능한 항만정책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