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부동산 보유세’ 충돌…“조세 정상화” vs “최악의 증세”
환영하는 민주당 “필요시 보완”
서울 지역구 의원들에선 우려도
국힘 “OECD 권고 무시한 세금폭탄”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동산 보유세와 양도소득세의 기준을 거주 여부와 주택 가격으로 바꾸는 정부의 부동산 세제개편안을 두고 여야가 정면으로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조세 정상화’라며 옹호에 나섰지만, 국민의힘은 ‘세금폭탄’이라고 맹비난을 퍼부었다.
민주당은 4일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안에 대해 조세 정상화라는 측면에서 환영하면서도 세부적으로는 국회 논의 과정에서 들여다보고 필요시 보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병도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이번 세제 개편안의 목표는 성장과 민생을 위한 조세 정상화”라며 “민주당은 국회 심의 과정에서 필요한 지원을 두텁게 하고 보완할 부분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겠다”고 예고했다.
한정애 정책위의장도 “부동산 세제 개편은 실수요자는 보호하고 왜곡된 구조를 바로 잡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과정”이라며 “대다수 1주택 실거주자의 보유세 부담이 완화되거나 증가하지 않도록 설계된 점을 크게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국회의 세법 심의 과정에서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구체적 사례와 통계를 바탕으로 꼼꼼히 점검하겠다”며 “세 부담의 급격한 변동으로 파생될 문제나 영향의 최소화를 위해 국회 심의 과정에서 잘 살피고 보완하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지도부의 이 같은 기조는 당내에서 서울 지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서 세금폭탄 공세를 벌이는 탓에 부동산 문제에 극도로 민감한 수도권 민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반면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는 부동산 세제 개편안에 대해 “한마디로 세금폭탄 투하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보유세를 높이면 거래세는 낮춰야 한다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권고마저 무시하고 보유세와 거래세를 동시 강화하기로 선택한 최악의 증세”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고가 주택이나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부담을 대폭 강화한 데 대해 “사실상 징벌적 증세”라며 “그 부담은 결국 전월세 가격에 전가돼 서민들의 경제적 부담으로 확산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 원내대표는 “‘대선 후보 이재명’은 부동산 대출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으나 ‘대통령 이재명’은 고강도 대출 규제로 매물 잠김 현상을 심화시켰다”고 비판했다.
조국혁신당과 진보당은 이번 세제개편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조국혁신당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은 “조세 형평성 정상화는 뒤로 미룬 채, 예외와 특례가 확대됐다”고 했고, 진보당 김종훈 대표는 “부동산 공화국을 끝내기에는 개혁 동력과 의지가 너무 약하고 부동산 시장 안정화 효과를 크게 기대하기도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