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2차 공공기관 ‘에너지 특화’ 정조준
내달 범시민위 출범…복지상생기금 등 지원
석유관리원 등 에너지·신산업 40곳 겨냥
발전공기업 통합본사 유치전에도 화력 집중
한국석유공사, 근로복지공단 등이 들어선 울산시 중구 울산혁신도시 전경. 울산시 제공
울산시가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앞두고 내달 범시민위원회를 발족해 본격적인 총력전에 돌입한다.
울산시는 다음 달 초 지역 산업계와 양대 노총, 청년 대표 등으로 꾸려진 가칭 ‘범시민 2차 공공기관 유치위원회’를 출범한다고 13일 밝혔다.
울산시는 위원회 출범에 맞춰 정부와 국회에 공식 유치 건의서를 제출하고, 이전 기관 종사자들의 불안감을 불식하기 위해 ‘복지문화상생기금’ 조성 등 지원책도 함께 발표할 계획이다. 다만 기금 규모와 재원 조달 방안 등 구체안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국토교통부는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과 정부 출자 공적유관단체 등 350여 곳을 이전 검토 대상으로 분류해 전수조사를 벌여왔다. 늦어도 올해 말까지 이전 대상 기관과 예정지를 발표할 방침이다. 울산시는 업무 특수성으로 인해 이전이 불가능한 곳을 빼면 실제 대상은 170개가량 될 것으로 본다.
울산시는 정부 요청에 따라 유치 희망 기관 40개가량을 추려 제출했다. 지역 산업 특성과 1차 이전 기관과의 시너지를 고려해 에너지·신산업 분야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경기 성남에 본사를 둔 한국석유관리원을 비롯해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한국에너지재단 등이 주요 타깃이다. 이미 울산에 둥지를 튼 한국석유공사, 한국에너지공단, 에너지경제연구원 등과 연계해 ‘완성형 에너지 클러스터’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자동차·석유화학·조선 등 주력 산업과 연계한 인공지능(AI) 관련 기관, 산업단지 밀집 특성을 반영한 환경 분야 기관 유치도 병행한다. 이를 위해 국토부뿐 아니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후에너지환경부 등 소관 부처를 상대로 당위성을 알리는 밀착 행보를 이어갈 방침이다.
울산시는 발전공기업 통합 본사 유치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는 국토부 주관의 2차 공공기관 이전과는 별개로,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주도하는 공기업 구조개편 사안이다.
기후부와 한국전력이 발주한 연구용역에서는 지난 6월 한국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발전 등 5개 발전공기업을 하나로 합치는 1사 통합안이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제시됐다. 용역을 맡은 삼일PwC는 현행 5개사 체제로는 자본력이 분산돼 대규모 투자를 신속히 집행하기 어렵고, 탈탄소 목표를 이행하면서 AI발 전력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도 힘들다고 진단했다. 다만 한국노총 전국전력산업노동조합연맹이 신재생 부문을 별도 공기업으로 떼어내는 방안에 반발하고 있어 진통도 예상된다. 최종 통합 방안은 올해 말 확정된다.
통합 법인이 출범하면 연 매출 30조 원, 임직원 1만여 명 규모가 된다. 이 때문에 본사 유치 경쟁은 이미 과열 양상이다. 동서발전 본사가 위치한 울산을 비롯해 남부발전을 품은 부산, 남동발전이 있는 경남 진주, 서부·중부발전 소재지인 충남 등 기존 발전사 본사를 둔 지자체들이 일제히 뛰어들었다. 한전 본사와 전력거래소가 있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지난 8일 김성환 기후부 장관에게 통합 본사 설치를 공식 건의하고 범시민 유치위원회 구성 계획을 밝히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정부청사가 있는 세종시도 후보지로 거론된다.
울산시는 지역에 위치한 동서발전이 발전 5사 중 최대 규모라는 점과, 5개 본사 소재지 가운데 전력 수요가 가장 많다는 점 등을 유치 논리로 전면에 내세웠다. 울산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대상 기관을 선정하고 당위 논리를 갖추는 등 대비해왔으며 부지와 정주 인프라 조성, 사무공간 확보 등 준비를 마친 상태”라며 “에너지 기관과 발전공기업 통합 본사 유치로 지역 에너지 밸류체인을 완성할 수 있도록 유치전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