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자문사, 고려아연 측 감사위원 후보에 압도적 지지

박동해 기자 easts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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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표 대결 캐스팅보트
MBK·영풍 측 지지는 1곳뿐
회계·감사 전문성이 배경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전경. 고려아연 제공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전경. 고려아연 제공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들이 고려아연 이사회 구도를 가를 감사위원 선임 안건에서 현 이사회가 추천한 후보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을 중심으로 한 현 경영진들이 임시주주총회 표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모양새다.

고려아연은 내달 9일 임시주총에 상정되는 감사위원이 되는 독립이사(사외이사) 선임 안건과 관련해 국내외 자문사 7곳이 이사회 추천 후보인 백인규 후보에 찬성 권고를 냈다고 31일 밝혔다.

같은 안건에서 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MBK파트너스와 영풍 측이 추천한 박유경 후보를 지지한 곳은 한국ESG기준원 1곳에 그쳤다. 이사회 측 후보를 지지한 자문사는 ISS, 글래스루이스, 이건존스 프록시서비스, PIRC, 서스틴베스트, ESG연구소, 한국의결권자문 7곳이었다.

고려아연 등기이사는 총 14명이다. 지난 3월 정기주총을 거치며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 9명, 영풍·MBK 측 5명으로 재편된 뒤 이 구도가 유지돼 왔다.

독립이사 4석은 현재 공석이다. 지난해 1월 임시주총에서 4명이 선임됐지만, 선임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법원의 직무집행정지 결정이 내려지면서 올해 6월 이들 4명이 한꺼번에 물러났다.

이번 임시주총에서는 이 4석에 더해 감사위원 1석까지 총 5명을 새로 뽑는다. 5석이 모두 채워지면 이사회 정원은 19명으로 늘어난다. 업계에서는 독립이사 4석의 경우 집중투표제 구조상 양측이 2석씩 나눠 가질 공산이 크다고 본다. 관건은 남은 감사위원 1석이다. 백 후보가 이 자리를 가져가면 이사회는 12 대 7로, 박 후보가 가져가면 11 대 8로 재편된다.

감사위원은 일반 이사와 달리 회사의 회계·업무집행·내부통제를 감독하는 역할을 맡는다.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영풍·MBK 측이 감사위원을 확보하면 이사회 의석 확대를 넘어 현 경영진에 대한 공식적인 견제 채널을 갖게 된다. 반대로 최 회장 측이 가져가면 감사·감독 영역에서도 상대 진영의 영향력 확대를 막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문사들은 백 후보 지지 배경으로 회계·감사·내부통제 전문성을 꼽았다. 백 후보는 한국과 미국 공인회계사 자격을 모두 갖췄고, 딜로이트안진에서 30년 가까이 파트너로 일하며 회계감사와 재무자문 업무를 맡아왔다.

한국의결권자문은 현재 고려아연 감사위원회에 회계 전문가가 없다는 점을, 글래스루이스는 백 후보의 회계·내부통제 경험을 각각 근거로 들었다. 미국 통합 제련소 건설 등 대규모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만큼 경영전략의 연속성이 필요하다는 점도 판단 근거로 제시됐다.

박 후보는 한국ESG기준원에서만 찬성을 받았다. 한국ESG기준원은 박 후보가 금융기관에서 10년간 기업·증권 분석가로 일했고 이후 자산운용사에서 포트폴리오 기업의 재무성과를 분석해 온 이력을 평가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박 후보를 둘러싼 이해상충 논란도 제기된다.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박 후보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자산운용사 APG에서 책임투자·기업지배구조 업무를 총괄했는데, APG는 고려아연 주주로서 과거 경영권 분쟁 주총에서 직접 의결권을 행사한 이력이 있다. 같은 보도에 따르면 APG는 지난해 1월 임시주총에서 고려아연 측 이사 후보 7명 전원에 반대하고 영풍·MBK 측 후보 14명 전원에 찬성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전문성과 역량에 대한 객관적 평가가 이뤄진 결과”라며 “앞으로도 이사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한편,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 재편에 적극 대응하고 미국 통합 제련소를 비롯한 미래 성장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박동해 기자 easts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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