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감 일소 피해과, 제거하면 보상 누락 놔두면 2차 피해 ‘딜레마’
경남 전국 단감 일소 피해 면적 99.7% 집중
도의회 농수위, 정부에 보상 현실화 건의안
경남도의회 농해수위 소속 의원들이 지난달 24일 창녕 단감 일소 피해 농가를 방문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경남도의회 제공
경남 전역에 들이닥친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으로 단감 일소 피해가 확산하고 있지만 정작 농민들은 ‘피해과’를 제거할 수도, 그냥 둘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졌다. 제거하자니 보험 보상 산정에서 제외될 수 있고, 그냥 두자니 탄저병 등 2차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2일 경남도와 경남도의회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기준 가뭄으로 인한 도내 농작물 피해는 7510농가 2851ha에 달하며 이 중 단감 피해는 4809농가 1691ha로 집계됐다. 전체 농작물 피해 면적의 절반이 훌쩍 넘는 약 59%가 단감에서 발생한 것이다.
특히 단감은 폭염으로 인한 일소 피해가 대부분이었다. 경남의 단감 피해 면적은 전국 피해 신고 면적(1696.7ha)의 99.7%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실정이다. 그러나 정작 피해 복구와 농장 정리를 해야 할 농민들은 피해 과일을 나무에서 제거하면 농작물 재해보험에서 불이익을 받기에 나무에 그냥 매달아 두고 있다.
농민 입장에서는 상품성이 없는 피해 과실을 즉시 제거해야 병해충 예방과 정상과의 생육 등 과원 관리가 가능하지만, 손해평가 전에 먼저 제거할 경우 실제 피해 규모를 인정받지 못해 보험 보상 산정에서 제외될 수 있다. 이런 탓으로 단감 재배 농민들은 탄저병 등 2차 피해 위험을 무릅쓰고 피해 과실을 방치하거나, 아니면 보상을 포기하고 과실을 솎아내야 하는 형편이다.
경남의 단감 일소 피해 면적은 창원이 405ha로 가장 많고, 우리나라 단감의 시배지인 김해가 329ha, 사천은 240ha, 진주 216ha, 산청 143ha, 밀양 114ha, 창녕 105ha, 함안 96ha 등 광범위하다.
이런 상황이 지속하자 경상남도의회 농해양수산위원회는 현장 조사에 나섰다. 지난달 24일 경남도 농정국과 이경재(창녕1·국민의힘) 경남도의회 농해수위 위원장은 창녕군 이방면과 부곡면 일대 농가를 방문해 농민들의 애로를 들었다. 이보다 앞선 지난달 21일에는 김호대(김해4·더불어민주당) 도의원이 김해시 진영읍 단감 농가를 찾아 생육 상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농해수위는 현장 방문 결과를 바탕으로 재해보험 조사제도의 허점을 발견했고, 농민들의 이중고를 해소하기 위해 대정부 건의안을 마련했다. 현행 ‘농업재해보험 손해평가요령’에 따르면 단감의 일소 피해는 수확 직전 나무에 달려 있는 피해 과실만을 대상으로 표본조사를 실시하게 되어 있다.
이에 농해수위는 현장 방문을 통해 확인한 문제를 제도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오는 7일 열리는 제436회 경상남도의회 정례회 농해수위 1차 회의에서 ‘단감 일소 피해의 농작물재해보험 조사 제도 개선 촉구 대정부 건의안’을 위원회안으로 채택할 예정이다. 수확 직전 1회에 걸쳐 시행하는 보상심사를 신고 즉시 시행하거나, 농민들의 제시한 증빙 자료를 인정하는 내용 등이 포함될 방침이다.
이경재 위원장은 “현장을 다녀 보니 상품성이 없는 피해과를 제거해야 정상과와 과원을 보호할 수 있지만, 제거하면 보험 보상에서 누락될 수 있다는 생각에 피해과를 조기에 제거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피해 조사는 행정 편의가 아니라 실제 영농 현장을 기준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현장에서 확인한 농업인들의 목소리가 정부의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위원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재희 기자 jaeh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