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거점국립대·실리주의 선택했다 [2027학년도 수시모집 분석]
부산 15개 대학 경쟁률 6.5 대 1
부산대 두 자릿 수 경쟁률 ‘최다’
신라대, 부울경 사립대 중 1위
취업 연계·실무 중심 학과 인기
원서접수 대행사 서버 마비 돼
마감 1시간 늘어 형평성 논란
2027학년도 대입 수시 모집에서 부산과 경남의 거점국립대 경쟁률이 전년보다 높아진 가운데 부산지역 전체 대학의 경쟁률은 3년 연속 상승했다. 내년도 수능 체제 변화와 역대급 규모의 N수생 합류에 부담을 느낀 수험생들이 치열한 눈치작전 끝에 ‘안정 지원’이라는 실리적 선택을 내린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취업이 보장된 거점국립대 계약학과나 특성화 학과에 지원자가 대거 몰렸다.
13일 부산진로진학지원센터와 지역 대학가에 따르면, 2027학년도 부산지역 15개 대학의 수시모집 합계 경쟁률은 6.54 대 1을 기록했다. 이는 2025학년도 5.85 대 1, 2026학년도 6.32 대 1에 이어 3년 연속 상승한 수치다.
올해 부산지역 전체 수시 모집인원은 2만 9776명이었으며, 총 19만 4708명이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경쟁률 상승의 배경에 입시 환경 변화 속에 수험생들의 안정 지향적 심리가 깔려 있다고 보고 있다. 합격 가능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면서도 학비 등 부담이 적고 정부의 지원이 집중되는 지역 거점국립대 위주로 원서가 집중됐다.
가장 많은 지원자가 몰린 부산대는 전체 3587명 모집에 4만 1417명이 원서를 내며 11.55 대 1의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경쟁률인 10.08 대 1보다 상승한 수치이며, 지원 인원만 무려 6599명이 증가했다. 이는 지역 거점대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특히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 출신 지원 인원이 전년 대비 126.8%나 늘었다. 부산대 주지홍 입학처장은 “최근 정부의 성장엔진·AI대학 패키지 지원대학 선정과 국립대 무상등록금 추진 등으로 부산대가 크게 주목받으며 수시 지원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남의 거점대학교인 경상국립대도 2026학년도 7.22 대 1에서 2027학년도 8.09 대 1로 상승했다. 국립부경대는 2962명 모집에 2만 5106명이 지원해 전체 8.48 대 1, 국립해양대도 1213명 모집에 9629명이 지원해 7.94 대 1을 기록했다. 두 학교 모두 2026학년도 대비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경쟁률을 유지했다.
올해 수시모집에서 두드러진 특징은 단연 ‘실리적 선택’이다. 부산대가 LG전자와 협약을 맺고 올해 신설한 채용조건형 계약학과인 ‘스마트가전공학과’는 총 20명 모집에 603명이 지원해 평균 30.15 대 1이라는 압도적인 경쟁률을 기록했다. 또 다른 신설 단위인 X-모빌리티융합학부 역시 총 71명 모집에 945명이 지원해 13.31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달성했다.
국립부경대 역시 올해 신설된 AX혁신대학의 AXIC자유전공학부는 8.50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며 신설 학과임에도 지원자가 많았다.
이번 수시모집에서 가장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곳 중 하나는 신라대학교다. 신라대는 정원 내 기준 1366명 모집에 1만 1669명이 지원해 평균 8.5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부울경 지역 사립대학 가운데 정원 내 경쟁률 1위에 올랐다. 신라대 강현경 입학처장은 “대학 브랜드 가치의 지속적인 상승과 항공·사범·보건 계열의 높은 취업경쟁력, 실무 중심의 학과 개편 등이 수험생들에게 긍정적으로 평가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2027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마감 직전 원서접수 대행 사이트 서버가 다운돼 접수 마감이 1시간 연장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13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와 교육부에 따르면, 11일 오후 5시 50분께 수시모집 주요 대행사인 ‘유웨이어플라이’ 서버가 마감 10분을 남기고 접속자 폭주로 마비됐다.
문제는 마감 연장이 수험생 간 유불리를 갈랐다는 점이다. 기존 마감 시각에 맞춰 학과별 지원 현황을 공개한 대학이 있어, 일부 수험생은 경쟁률 추이를 지켜본 뒤 막판 추가 접수를 하는 등 혜택을 봤다.
반면 마감 시간에 쫓겨 미리 접수를 끝냈거나 오류 탓에 지원을 포기한 수험생들은 “먼저 낸 학생만 바보가 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대교협은 제때 원서를 제출하지 못한 수험생을 대상으로 작성 기록 등을 확인해 구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대상 대학만 100곳이 넘어 구제 절차 완료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