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은 늘었는데…가계부채 비율은 “10년 만에 최저”
명목 GDP 급증 영향
2분기 81.3%로 추산
정부 80% 목표에 근접
원리금 부담 완화와는 별개
서울 시내의 한 은행의 모습. 연합뉴스
국내 가계부채가 늘고 있지만 경제 규모가 더 빠르게 커지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16일 한국은행과 국제결제은행(BIS) 등에 따르면 2분기 말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1.3% 안팎으로 추산된다. 실제 수치로 확인되면 2016년 2분기(80.2%) 이후 최저치다.
BIS 기준 1분기 말 가계부채는 2374조 1000억 원이다. 여기에 2분기 가계신용 증가율 1.3%를 적용하면 부채는 약 2404조 9000억 원으로 늘어난다. 이를 지난해 3분기부터 2분기까지 명목 GDP 합계인 2958조 6000억 원으로 나누면 81.3%가 나온다.
비율 하락을 이끈 것은 부채 감소가 아닌 명목 GDP 증가다. 계산에 쓰인 최근 4개 분기 명목 GDP 합계는 1분기 말 기준보다 약 6.2% 늘어 추정 부채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2분기 명목 GDP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26.4%로 1979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았다.
이 수치는 BIS가 발표한 1분기 말 가계·비영리단체 부채에 한은의 2분기 가계신용 증가율을 적용한 뒤 최근 4개 분기 명목 GDP 합계로 나눈 추정치다. 두 부채 통계는 집계 범위가 달라 실제 비율과 차이가 날 수 있다.
하지만 공식 통계에서도 이미 하락 흐름은 확인된다. BIS가 발표한 1분기 말 가계부채 비율은 85.1%로 지난해 말보다 3.0%포인트(P) 낮아졌다. 2018년 1분기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 비율은 2021년 3분기 99.1%를 정점으로 대체로 하락해 왔다.
앞서 정부는 2030년까지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80%까지 낮추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이런 흐름이라면 조기 달성도 가능해 보인다.
물론 경제 규모 대비 부채 비율이 낮아지는 것과 개별 가계의 상환 여력이 나아지는 것은 별개다. 가계부채 총액이 계속 늘고 있는 만큼 비율 하락만으로 부채 문제가 해소됐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더불어 최근 세계적인 기준금리 인상 기조 속에서 차주들의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한은도 지난 10일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가계부채 비율이 하락하더라도 주요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소득 여건 개선이 주택 매입 수요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부채 관리가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한편 2분기 공식 부채 규모를 확인할 수 있는 한은의 자금순환 통계는 다음 달 7일 BIS 부채 통계는 오는 12월 7일 각각 공개될 예정이다.
박동해 기자 easts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