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고에도 수십만 원 치솟아” 테슬라 갱신 보험료 폭등 이유?
손해율, 내연차보다 20%P 높아
순정 부품만 써 수리비 비싸고
전국 수리 거점 고작 14곳 불과
테슬라Y의 모습. 테슬라 홈페이지 캡처
테슬라의 국내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손해율 악화가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무사고 이력을 유지한 차주도 사고 이력에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갱신 시점에 보험료가 수십만 원 오른 견적을 받는 사례가 잇따른다. 판매 급증과 전기차의 높은 수리비 구조가 겹친 결과로, 지금대로라면 내년에도 인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 ‘모델Y’를 운전하는 한 직장인은 최근 자동차보험 갱신 견적에서 지난해와 운전 조건, 사고 이력이 달라지지 않았는데도 보험료가 30만 원 넘게 오른 것을 확인했다. 여러 보험사 견적을 비교해도 금액 차이는 크지 않았다. 테슬라 동호회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무사고 상태에서 보험료가 45% 오른 사례나, 같은 조건에서 갱신한 내연차 보험료는 그대로인데 테슬라만 큰 폭으로 오른 사례가 여럿 올라와 있다.
보험료는 개인의 사고 이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운전자의 나이와 경력, 가입 담보에 더해 같은 차종에서 발생한 사고 빈도와 평균 수리비가 함께 반영된다. 특정 차종의 손해율이 나빠지면 그 차종을 모는 무사고 운전자도 인상 대상이 된다.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같은 차종에서 사고율이 오르면 보험료도 함께 오를 수밖에 없다”며 “판매량 자체가 늘어난 점도 손해율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전기차 보험료는 내연기관차보다 전반적으로 높다. 보험개발원 집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기차 보험 손해율은 105.1%로, 내연기관차(85.6%)보다 19.5%포인트 높았다. 보험료 100원을 받아 보험금 105원을 지급하는 수준이다. 전기차 사고 한 건당 평균 손해액은 341만 원으로 내연차(196만 원)의 1.7배다. 화재·폭발 사고의 손해액 격차는 배 이상이다.
테슬라의 경우 여기에 차체 구조 문제가 더해진다. 테슬라는 차체 하부를 큰 알루미늄 주물로 한 번에 찍어내는 ‘기가캐스팅’ 공법을 쓴다. 이 방식은 부품 수를 줄여 생산 효율을 높이지만, 그만큼 개별 부품 단위로 나누어 정비하기 어렵다는 구조적 특성을 갖는다. 일부가 손상됐을 때 해당 부위만 분리해 고치기보다 더 큰 단위를 통째로 교체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이유다. 여기에 순정 부품 중심의 정비 체계가 더해진다. 테슬라는 애프터마켓 부품 유통이 활발한 다른 브랜드와 달리 정품 부품 의존도가 높아, 부품 가격과 조달 방식에서 정비 비용을 낮출 여지가 상대적으로 적다.
국내 정비 인프라 문제도 있다. 전국 사고 수리 거점은 직영 2곳과 공인 바디샵 12곳을 합쳐 14곳에 불과하고, 부품 조달도 지연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차 기간이 길어지면 보험사가 부담하는 보상 비용도 함께 늘어난다.
올해 테슬라의 국내 판매량이 122.3%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사고 건수와 보험금 지급 규모도 함께 늘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정비 인프라, 수리비 구조 등이 지금과 같다면 판매 증가와 손해율 악화, 보험료 인상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