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 경제] 재정 안정화 ‘댐’이냐 정부의 ‘쌈짓돈’이냐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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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대응기금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지난달 28일 미래대응기금 계획이 포함된 ‘2027년도 예산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지난달 28일 미래대응기금 계획이 포함된 ‘2027년도 예산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반도체 초호황에 따른 ‘추가세수’를 활용할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한다. 여유자금을 모두 지출하는 대신 중장기 계획에 신속하게 투자할 수 있도록 일종의 ‘파킹통장’을 마련하는 것이다.

기획예산처가 이달 초 발표한 내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첫해인 내년에는 최소 162조 원을 미래대응기금에 넣는다. 정부는 미래기금을 청년·성장·지방·교육 등에 투입하고 나머지 100조 원 이상을 여유자금으로 둘 계획이다.

정부가 미래기금을 만드는 명분은 ‘단년도 예산주의’의 한계 극복이다. 조용범 기획예산처 차관은 “일반회계로 돈이 들어오면 저장할 여지가 없어 단년도에 소진을 해야 한다”며 “재정안정화 댐 기능을 할 수 있는 기금을 만들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가 30%까지 지출을 늘릴 수 있어, 국회의 감시 기능이 약해진다는 우려도 나온다. 자칫 정부 ‘쌈짓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마련한 미래기금법 제정안과 국가재정법 개정안에 따르면 미래기금 사업지출액의 30% 범위에서 국회에 기금운용계획변경안을 내지 않고 변경할 수 있다.

내년 사업지출 45조 4000억 원의 30%인 13조 6200억 원을 국회 승인 없이 증액할 수 있는 것이다. 법률 상 지정한 청년·성장동력·지방·교육 등 용도 외에 ‘그 밖에 재정운용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용도’를 포함한 것도 우려를 낳는다.

반면 정부는 당장 국회 승인을 거치지 않아도 추후 감사를 받기 때문에 미래기금이 방만하게 쓰일 우려는 없다고 일축한다. 피지컬 AI 등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빠른 판단과 투자가 필요하다는 명분도 있다. 미래투자의 빠른 의사결정을 지원하면서도 자의적 사용 우려를 해소할 안전장치가 국회 논의 과정에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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