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 지주·자회사 CEO 선임 과정 공정성·투명성 강화… 자회사 이사회 권한 확대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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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 회장 승계 절차 개시 3개월→5개월
충분한 검증·평가 가능하도록 시간 확보
자회사 이사회와 임원추천위 권한 강화
지주 영향력 ↓… 7개 자회사에 바로 적용

부산 남구 문현동 BNK금융그룹 전경. BNK금융그룹 제공 부산 남구 문현동 BNK금융그룹 전경. BNK금융그룹 제공

BNK금융그룹이 지주 회장과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선임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경영 승계 절차를 대폭 손질했다. 지주 중심으로 이뤄지던 자회사 CEO 선임 과정에 자회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의 참여를 확대하고, 내외부 후보 간 정보 격차를 줄이는 등 실질적인 경쟁과 검증이 이뤄지도록 제도를 보완한 것이 핵심이다.

특히 금융당국이 최근 금융지주 자회사 CEO 승계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 강화를 주문한 직후 BNK금융이 선제적으로 제도 개선에 나섰다는 점에서 금융권 지배구조 개편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BNK금융지주 이사회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16일 서울에서 회의를 열고 금융지주와 자회사 9곳의 경영 승계 절차를 개선하는 ‘최고경영자 경영 승계 계획 적정성 점검 및 개정안’을 의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외부 전문기관의 컨설팅을 거쳐 마련된 개선안은 이날 이사회에 상정돼 의결까지 마쳤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지주 회장 승계 절차의 조기 개시다. 기존에는 임기 만료 3개월 전에 절차를 시작했지만 앞으로는 5개월 전부터 후보 발굴과 평가에 들어간다. 후보자에 대한 검증과 평가에 충분한 시간을 확보해 인선 과정의 내실을 높인다는 취지다.

내부와 외부 후보에게 공정한 경쟁 구도를 마련하고 형평성을 보장하기 위해 정보 제공도 강화한다. 후보자에게 그룹 현황과 중장기 전략, 재무 현황을 비롯해 프레젠테이션 주제와 평가 항목, 선임 일정과 절차 등을 사전에 제공하기로 했다.

CEO 후보의 자격 요건도 완화한다. 자격 요건을 지나치게 좁게 설정해 외부 인재의 진입을 제한하는 것을 막고, 내·외부 인력을 폭넓게 후보군에 포함해 경쟁을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후보자에게 준비 기간을 충분히 보장하고 단계별 심사 기간도 늘려 평가와 검증의 실효성을 높인다.

자회사 CEO 선임 과정에서는 자회사 이사회의 역할을 강화한다. 은행 등 자회사 임추위에 상시 후보군 추천 권한을 부여하고, 임추위원장이 지주 자회사 CEO 후보추천위원회의 최종 면접에 참관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일련의 변화는 그동안 지주가 자회사 CEO 후보군 구성과 선임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해 왔던 구조에서 벗어나 자회사 이사회와 임추위의 참여 통로를 넓힌 것이다.

이번 개선안은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되는 BNK경남은행, BNK투자증권, BNK저축은행, BNK자산운용, BNK벤처투자, BNK신용정보, BNK시스템 등 7개 자회사에 우선 적용된다. 이들 자회사의 CEO 후보 추천 및 선임 절차는 이달 중 시작될 예정이다.

특히 BNK경남은행과 BNK투자증권 등은 외부 전문 채용 대행기관을 통해 외부 인재를 발굴하고, 은행 임추위에도 후보 추천을 요청할 계획이다. 외부 후보를 형식적으로 포함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후보군 확대와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절차를 마련한 셈이다.

BNK금융그룹 이사회 측은 “자회사에 최고경영자 선임 관련 권한을 늘리는 것은 금융감독원이 제시한 모범관행이었지만, 금융권에서 머뭇거렸던 사안”이라며 “최근 선임된 사외이사들과 지주 회장이 자회사 최고경영자 선임에 공공성과 투명성을 강화하자는 데 의견을 모아 선제적으로 추진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번 BNK금융의 제도 개선은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주문과도 맞물려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5일 주요 금융지주를 상대로 자회사 CEO 승계 과정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금감원이 지주 회장과 지주 이사회가 사실상 자회사 CEO를 결정해 온 오랜 관행에 제동을 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BNK금융이 금감원장의 공개 주문 직후 구체적인 제도 개선안을 내놓으면서 다른 금융지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KB금융과 신한금융 등도 자회사 임추위의 후보 추천 권한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제도 개선이 실제 CEO 선임의 변화를 이끌어낼지는 향후 절차를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도 있다. 자회사 임추위에 후보 추천권이나 의견 개진권을 부여하더라도 최종적인 선임 권한이 지주에 집중돼 있다면 제도 개선의 실효성이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자회사 임추위가 후보 발굴과 검증 과정에서 얼마나 독립적이고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편 금감원은 오는 23일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과 조찬 간담회를 열고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BNK금융이 금융당국과 금융권의 CEO 승계 절차 개선 논의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먼저 제도를 손질하면서 향후 금융지주들의 후속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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