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푸드뱅크 물류창고가 고작 30평…썩은 과일 검수 여력도 없다
경남 양산 개인 소유 창고 무상임대
서울·인천 등과 달리 부산시 지원 부족
냉장·냉동 기부식품 보관도 불가능
“지역 내 물류센터 조속히 구해야”
부산광역푸드센터가 사용하고 있는 경남 양산 소재 30평 규모의 물류창고. 부산광역푸드센터 제공
기업이나 음식점, 개인 등으로부터 기부받은 식품과 생활물품을 지역 저소득층과 사회복지시설에 전달하는 부산광역푸드뱅크가 부산 밖의 협소한 민간 창고에 의존하면서 기부물품의 검수·저장·수급조정이라는 본연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물류 공간과 관리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썩거나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을 충분히 걸러내기 어렵고, 냉장·냉동 식품은 다른 지역으로 보내거나 폐기하는 일까지 벌어지면서 저소득층을 위한 식품 복지 안전망 역할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광역푸드뱅크는 경남 양산의 99㎡(30평) 규모 냉동창고를 물류창고로 사용하고 있다. 부산 전역의 기부물품을 보관·분류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규모다. 인천광역푸드센터는 1042㎡(315평), 서울광역푸드센터는 758㎡(230평) 규모의 물류 공간을 갖추고 있다.
부산의 창고는 그나마도 시가 마련한 시설도 아니다. 경남의 한 독지가가 개인 사업용 창고를 무상 임대하면서 가까스로 물류 공간을 확보했다. 부산 밖에 위치한 탓에 운송 시간과 비용도 추가로 발생한다. 다른 상당수 지자체가 시 소유 건물에 물류센터를 설치하거나 임대료를 지원하는 것과 달리 부산시는 별도의 물류창고 비용을 지원하지 않고 있다. 서울시는 물류창고 운영비와 인건비 등에 연간 7억 원 이상을 지원하지만 부산시는 직원 인건비 명목으로 연간 1억 4000만 원을 지원하는 데 그치고 있다.
광역푸드뱅크는 기부물품을 검수하고 적정 온도에서 보관한 뒤 각 구·군의 수요에 맞춰 배분하는 역할을 맡는다. 하지만 부산은 물류창고와 하역 공간이 부족해 물품을 충분히 검수하거나 저장하지 못한 채 곧바로 각 구·군의 저소득가정과 사회복지시설로 보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
푸드뱅크 관계자는 “기부물품으로 들어온 참외 가운데 80%가 썩어 있었던 경우도 있지만 검수를 할 여건이 마련되지 않아 이를 걸러낼 수 없었다”며 “냉장이나 냉동이 필요한 식품 같은 경우에는 우리 지역에도 수요가 많지만, 보관이 어려워 다른 시도로 보내거나 폐기해야 하는 상황도 생기게 된다”고 털어놨다. 계절 수요가 맞지 않는 공산품도 보관 공간 부족으로 적기에 배분하기 어렵다. 기부물품의 품질 관리뿐 아니라 필요한 시점과 수요처를 조율하는 광역 단위 수급조정 기능까지 제약받는 셈이다.
부산시의회 서국보 의원(동래3)은 “광역푸드뱅크 물류센터는 단순히 물건을 쌓아두는 창고가 아니라, 기부물품을 검수하고 안전하게 보관해 16개 구·군에 공정하게 배분하는 필수적인 공공 인프라”라며 “부산시의 무관심 탓에 지역 저소득층들이 받을 수 있는 복지 혜택이 줄어들었다. 시가 보유한 유휴부지와 건물을 즉시 전수조사해 빠른 시일 내 일정 규모 이상의 물류센터 후보지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푸드뱅크가 겪는 어려움을 인지하고 있다”며 “조속한 시일 내 적절한 물류창고 부지를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