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간 2조 넘게 투입한 지방투자보조금 사업…기업 유치 부진·불용액은 ‘눈덩이’
지원 예상기업 528개 중 실제지원은 307개·58.1%
예산 불용액만 6년간 644억 등 11년간 총 1464억원
비교 가능한 사업장 중 60%는 신규고용목표 못채워
이전기업, 고용목표 미달·사업포기·보조금 취소 잇따라
허성무 “투자이행 과정 철저 검증·내실 있는 대책 시급”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월 4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 일자리와 지방투자 확대를 위한 기업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11년간 2조 원이 넘게 투입된 지방투자촉진보조금 사업이 기업 유치 실적 부진 및 불용액 반복 발생 등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허성무 의원(창원 성산구)이 21일 산업통상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정부가 “지방에 기업을 유치하겠다”며 투입한 지방투자촉진보조금이 당초 목표에 크게 미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산업부는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지방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수도권 기업의 지방 이전과 지방 내 신·증설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투자액의 일정비율을 국비·지방비 매칭으로 지원하는 보조금인 ‘지방투자촉진보조금’ 사업을 2004년부터 시작해 운영하고 있다. 정부는 지방투자촉진보조금 사업으로 2016년부터 올해까지 11년 동안 총 2조 305억 70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그러나 투입된 예산에 비해 실제 지원 실적은 저조하고 불용액도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산업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6년간 산업부의 당초 지원 예상 기업은 총 528개 사였으나, 실제 지원에 이른 기업은 307개 사로 6년간 평균 지원 달성률은 58.1%에 그쳤다. 연도별 지원 달성률도 2021년 84.1%에서 2025년 52.7%로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예산 불용액 역시 6년간 총 644억 원에 달했으며, 특히 2025년에는 한 해에만 582억 3000만 원이 불용 처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11년간 예산 불용액은 전체 예산의 7.2%인 1464억 4000만 원에 달한다.
설상가상으로 예산 집행률 저하보다 더 큰 문제는 보조금이 지원된 사업장조차 실질적인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산업부가 제출한 이전기업 개별 사업장 자료에 따르면, 목표 대비 실적 비교가 가능한 47개 사업장 중 60%에 달하는 28곳이 당초 제시한 신규고용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특히 9곳은 착공조차 하지 못해 보조금 취소·사업 포기·폐업 등으로 고용 실적이 ‘0’에 그쳤다.
주요 사례를 보면 부산의 A업체는 신규고용목표가 77명이었으나 착공 미이행으로 보조금 결정이 취소됐다. 경남의 B업체(신규고용목표 67명)와 C업체(신규고용목표 111명)는 사업 이행기간에 아예 사업을 포기한 경우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부산의 D업체는 신규고용목표 81명에 1차년도에 179명, 2차년도 113명, 3차년도 98명 등 1~5차년도 평균 고용인원 130명 창출 등 실적을 올리며 사업을 이행하고 있다.
수도권 기업들의 지방 이전을 유도하기 위해 투입된 예산이 실질적인 지역 기업 활성화와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지방 이전 기업의 매출 증가율 등 사업의 중장기적 효과를 보여줄 수 있는 자료는 산업부 조차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는 등 사업 성과에 대한 사후 평가 체계 자체가 미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허성무 의원은 “지방 소멸 위기 대응과 균형발전을 위해 기업의 지방 투자를 유인하는 보조금 제도는 매우 중요하다”며 “하지만 막대한 예산을 편성해 두고도 불용액이 수천억 원에 달하고 실질적인 고용 창출로 이어지지 못하는 것은 사업 구조와 운영 방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이어 “보조금을 지급하는 일회성 지원에 그칠 것이 아니라, 투자 이행 과정을 철저히 점검하고 지방 이전 기업이 지역에 안착해 지속적인 고용을 창출할 수 있도록 내실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