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억 이상 재정결손 함안군…공공시설·관광사업 수술대
공공시설 운영비 5년, 3배 껑충
대표 관광지 방문객은 절반으로
향후 2년 동안 긴축재정 불가피
유사 기능 시설 통폐합 등 검토
경남 함안군의회 건물 전경. 함안군의회 제공
경남 함안군이 올해 특별회계와 기금 등을 포함해 수백억 원 규모의 재정부족에 직면하면서 그동안 확대한 공공시설과 인력, 관광사업 전반을 손질한다. 시설을 새로 짓고 사업을 늘리는 데 집중했던 재정 운용에서 벗어나 이용률과 유지 필요성을 따져 통폐합하거나 규모를 줄이는 작업에 들어갈 전망이다.
5일 함안군의회 등에 따르면 함안군은 올해 특별회계와 기금을 포함해 730억 원 규모의 재정부족이 예상됐으나, 제2회 추가경정예산 편성 과정에서 세출 구조조정을 단행해 약 532억 원으로 줄였다. 세입 감소에 더해 국·도비 사업에 따른 지방비 부담이 커지면서 자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이 줄어든 영향이다. 함안군은 재정 여건이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앞으로 2년가량 긴축재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한다.
재정 부담이 커지면서 우선 수술대에 오른 것은 그동안 꾸준히 늘어난 공공시설이다. 함안군은 2021년부터 올해까지 공공건축물 53건을 건립하는 데 모두 1407억 원을 투입했다. 주민 편의와 생활 인프라 확충이라는 목적이 있었지만 시설이 늘면서 이를 유지·관리하는 데 필요한 비용도 함께 증가했다. 공공시설 운영비는 2021년 11억 원에서 지난해 38억 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인력 운용 역시 재검토 대상이다. 기간제근로자 예산은 2021년 164억 원에서 지난해 226억 원으로 5년 사이 62억 원(37.8%) 증가했다. 사업과 시설이 늘면서 필요한 인력도 함께 증가했지만 재정 상황을 고려해 업무량과 인력 배치를 다시 따져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대목이다.
지역 대표 관광시설인 함안승마공원은 방문객이 2022년 8177명에서 지난해 3621명으로 55.7% 급감했다. 운영비도 같은 기간 46억 5000만 원에서 15억 9000만 원으로 줄었지만, 이용객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시설 존립 여부 등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최근 3년간 국·도비 공모사업을 통해 확보한 사업비는 1397억 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말이산고분군 세계유산 관련 관광사업에 627억 원이 집중됐고 군비 부담만 260억 원에 달했다. 군비 부담이 뒤따르는 만큼 재정 여건이 나빠진 상황에서는 사업 규모와 우선순위를 다시 따져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함안군의회는 최근 재정 정상화를 위한 고강도 구조조정과 예산 효율화를 집행부에 주문했다. 단순히 신규 사업의 예산을 삭감하는 방식만으로는 재정 부담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기존 공공시설과 사업의 유지 필요성을 원점에서 따져야 한다는 취지다.
조만제(군북·법수면) 의원은 “고강도 예산 절감이 행정의 후퇴나 군민의 희생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며 “복지와 안전 등 군민 생활과 직결되는 필수 사업은 차질 없이 추진하되, 불필요하고 비효율적인 지출은 과감히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함안군은 이용률이 낮거나 유사 기능이 겹치는 공공시설을 중심으로 통폐합이나 용도 전환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시설별 이용 현황과 운영비 등을 따져 유지 필요성이 낮은 시설은 다른 용도로 활용하거나 기능을 조정하는 방안도 살펴본다.
차석호 함안군수는 “신규 공공건축물은 건립비와 유지·관리비, 장기 재정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신중하게 추진하고 저이용·저효율 시설은 통폐합·용도전환·민간위탁·매각 등 다양한 구조조정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