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올해의 발견’ 박정민 “내년엔 더 믿음직하게”
개막전 깜짝 세이브로 눈도장
63경기 9승 14홀드 맹활약
체력 저하·2군행 딛고 반등
“내년엔 끝까지 1군 지킬 것”
올해 개막 시리즈 삼성전에서 삼진을 잡고 포효한 롯데 불펜 투수 박정민. 롯데 자이언츠 제공
지난 3월 2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시즌 개막전 9회말. 롯데 마무리 투수 김원중이 흔들리자 김태형 감독은 신인 박정민(23)을 마운드에 올렸다. 대졸 신인의 프로 무대 데뷔전. 박정민은 1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망설임 없이 강한 직구와 체인지업으로 우승 후보 삼성 타선을 요리하며 팀의 시즌 첫 승을 이끌었다. 롯데 신인 첫 개막전 세이브였다.
당찬 신인은 단숨에 롯데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그로부터 6개월. 겁없던 롯데의 신인은 63경기에서 9승 4패 14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66으로 시즌을 마쳤다. 롯데는 9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며 아쉬운 시즌을 보냈지만, 박정민은 올 시즌 롯데가 발견한 소중한 자산으로 남았다.
박정민은 “개막전 세이브는 너무나 큰 기억이다. 쉽게 하지 못할 경험이어서 지금도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박정민은 자신의 첫 시즌에 10점 만점에 6점을 줬다. 그는 “주변에서는 신인으로서 정말 잘하고 있다고 말씀해주셨지만 개인적으로는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아쉬움도 많지만 다치지 않고 많은 경험을 쌓았고 올해 경험이 앞으로 야구를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정민의 올해는 성장통의 연속이었다. 개막전 세이브를 시작으로 6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4월까지 14경기에서 1승 1패 5홀드 1세이브를 기록하며 신인왕 후보로도 주목받았다. 하지만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투구 밸런스가 흔들렸고, 제구 난조가 겹치며 고전했다. 결국 시즌 중반 2군행을 통보받았다.
박정민은 “사실 5월부터 체력적으로 어려움을 느꼈다. 기술적으로도 문제가 생기고 있었는데 그 부분을 빨리 바로잡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다”고 털어놨다. 그는 “고교나 대학에서는 대회 일정에 맞춰 몸을 만들고 준비할 시간이 있었지만 프로는 매일 경기를 해야 한다”며 “프로에서 한 시즌을 치르는 것은 결국 누가 더 컨디션 관리를 잘하느냐의 싸움이라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부진이 길어졌지만 자신감까지 잃지는 않았다. 박정민은 “안타를 맞는 것보다 시간이 지날수록 볼넷이 많아지는 게 스트레스였다. 다만 정신적으로 크게 흔들리지는 않았다”고 말 했다. 2군에서는 코치진과 투구 메커니즘을 점검하고 체력을 회복하는 데 집중했다. 재정비를 마친 박정민은 다시 1군 마운드에 올라 불안했던 롯데 불펜에서 한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후반기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 6일 두산전에서 투구를 하는 박정민. 롯데 자이언츠 제공
다음 시즌 프로 2년차 투수 박정민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는 체력이다. 체력이 떨어지면서 투구 폼이 흔들리고 제구까지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 박정민의 올 시즌 자아성찰이다. 변화구 완성도도 높일 계획이다. 박정민은 “슬라이더의 완성도와 제구가 좋아진다면 타자들과 승부도 더 나아질 것이다”며 “체력을 가장 먼저 보강하고 기술적인 부분도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내년 목표를 묻자 승수나 홀드 같은 구체적인 숫자 대신 박정민은 '신뢰'를 이야기했다. 박정민은 “방어율 몇 점대, 몇 홀드를 목표로 삼기보다 조금 더 안정적인 투수가 되고 싶다”며 “팀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 중 한 명이 되는 것이 목표다. 내년에는 시즌 내내 1군에서 버텨보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