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하는 거장 키운다’…신수원 감독이 이끄는 BIFF 아카데미[BIFF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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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 이예슬 기자 y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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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아시아영화아카데미 첫 여성 교장, 신수원 감독 인터뷰
올해 20주년 맞아 34개국 501명 몰려
단편 대신 '5분 파일럿 영상'으로 교육 과정 개편
칸영화제 수상자 배출 등 가시적 성과도
오는 14일 결실 담은 8편 공식 상영 예

‘CHANEL X BIFF 아시아영화아카데미’ 교장인 신수원 감독이 12일 오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범준 인턴 기자 ‘CHANEL X BIFF 아시아영화아카데미’ 교장인 신수원 감독이 12일 오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범준 인턴 기자

‘CHANEL X BIFF 아시아영화아카데미’ 교장인 신수원 감독이 12일 오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범준 인턴 기자 ‘CHANEL X BIFF 아시아영화아카데미’ 교장인 신수원 감독이 12일 오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범준 인턴 기자

부산국제영화제(BIFF)는 단순히 영화를 보고 즐기는 자리만이 아니다. 아시아 영화를 이끌 차세대 인재를 발굴하는 요람으로도 작동한다. BIFF는 이를 위해 2005년부터 아카데미 역할을 자처하며 영화인 발굴에 앞장서 왔다. 올해는 세계 주요 영화제를 섭렵한 신수원 감독을 사상 첫 여성 교장으로 위촉해 다음 단계로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1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 ‘CHANEL X BIFF 아시아영화아카데미’ 교장을 맡은 신수원 감독과의 인터뷰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 시작됐다. 그는 지난 7월 이곳 아카데미 교장으로 위촉됐는데, 여성 감독으로는 첫 교장이다. 칸, 베를린, 피렌체 등 주요 영화제에 초청된 그의 이력과 여성 감독으로서의 시선이 이곳 아카데미를 다음 단계로 도약시킬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신 감독은 “올해 아시아영화아카데미가 설립 20주년을 맞았다고 들었다”며 “아시아 각국의 영화인들이 국적에 관계없이 어우러져 작업하는 모습이 정말 신기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 친구들을 보며 ‘나도 예전엔 저렇게 일했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풋풋하고 보기 좋았다”고 웃어 보였다.

그는 올해 아카데미가 어느 때보다 소통에 방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 감독은 “신인 감독들에게 창의성은 굉장히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영화가 ‘공동 작업’이라는 사실”이라며 “감독으로서 머릿속에 구상한 영화를 현실화하려면 함께 일하는 스태프와 배우들을 내 편으로 만드는 능력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소설이나 그림처럼 주로 홀로 작업하는 예술 장르와 달리, 적게는 수십 명에서 많게는 수백 명에 달하는 인원과 협업해야 하는 영화 제작의 특성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아카데미에서 다국적 창작자들과 협업하며 어떤 방식으로 소통하고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지 그 과정을 유심히 지켜보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된 기억나는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신 감독은 “이번 아카데미에 참가한 한 친구가 ‘저는 성격이 굉장히 내성적인데 감독이 될 수 있을까요?’라고 질문했다. 그래서 굳이 외향적일 필요는 없다고 말해줬다”며 “다만 한 명이든 두 명이든 현장에서 자신이 진심으로 믿을 수 있는 사람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전했다.

올해 개편된 교육 과정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BIFF는 단편영화를 제작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올해부터는 장편영화 제작을 염두에 둔 5분 이내의 파일럿 영상을 촬영하는 방식으로 교육 과정을 변경했다.

올해는 34개국 501명의 신진 영화인이 해당 교육 과정에 지원했고, 포트폴리오와 시나리오 심사를 거쳐 최종 24명이 선발됐다. 이들은 모두 부산을 배경으로 파일럿 영상을 촬영하는데, 미래의 세계적 거장이 될지 모르는 영화인들과 부산이 BIFF 아카데미를 통해 첫 인연을 맺는 셈이다.

그는 “장편영화를 준비하다 보면 프로모션 영상이 필요할 때가 있다. 제작자나 투자자들에게 ‘이런 톤앤매너의 영화를 만들겠다’고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라며 “그런 점에서 (바뀐 교육 과정이) 매우 실용적이고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작품은 5분짜리 영상 자체로 뛰어난 완결성을 갖기도 한다”며 “그렇게 완성도 높게 제작된 단편은 다른 영화제에 출품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아시아영화아카데미는 아시아의 젊은 영화인 발굴과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목표로 2005년 설립됐다. 올해 기준 35개국 454명의 젊은 영화인을 배출했다.

가시적인 성과도 잇따르고 있다. 2008년 졸업생 아비나시 비크람 샤 감독은 영화 ‘Elephants in the Fog’(2026)로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2010년 졸업생 라칸 마야시 감독의 ‘Yesterday the Eye Didn’t Sleep’(2026) 역시 같은 부문에 공식 초청되는 쾌거를 이뤘다.

올해 선발된 참가자들은 지난달 26일부터 부산에서 전문 교육과 멘토링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있다. 이 과정을 통해 제작된 파일럿 단편영화 8편은 14일 오후 7시 영화의전당 소극장에서 공식 상영될 예정이다. 누구나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스릴러, 블랙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의 파일럿 영상이 제작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 이예슬 기자 y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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