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지는 이야기] 항노화 치료도 자동차 관리처럼
박정현 인제의대 부산백병원 내과 교수, 동남권항노화의학회 회장
클립아트코리아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올해 미국 도로를 달리는 차량들의 평균 연령은 13년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최근 수년간 신차 가격이 크게 오른 데다 대출 금리까지 높아지며 차량 교체를 미루는 소비자가 늘었고, 자동차들의 내구성이 좋아져서 오래 탈 수 있게 된 것도 중요한 요인이라 한다.
자동차는 수많은 금속과 플라스틱 및 전자부품으로 이루어져 있고, 높은 온도에서 기름을 태워 내부 부품을 고속으로 회전시켜 2톤에 가까운 차체를 움직인다. 강한 금속으로 만든 부품들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마모가 되고 녹이 슬며 이를 방치하면 고장이 나게 마련이다. 차의 성능을 잘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정비를 하면서 소모품들과 함께 교체주기가 된 부품들은 교환을 해 주어야 하고 조금이라도 평상시와 다른 이상 증상이 있으면 전문가의 진단과 정비를 꼭 받아야 한다. 차량 외부의 흠집 수선이나 코팅도 물론 중요하지만 외부가 반짝이고 이쁘다는 것은 차량 본연의 성능과는 사실 아무런 관련이 없다.
항노화 치료도 자동차 관리와 다르지 않다. 수명을 연장하고, 나이 들어서도 건강과 활력이 넘치도록 하는 항노화 치료에서 가장 근간이 되는 것은 죽음에 이를 수 있는 중한 질병을 예방하고 조기 진단 및 치료를 하는 것이다. 그 이후 비정상적으로 노화가 가속화된 장기나 신체 부분들에 대한 국소적인 항노화 치료를 하면서 중요한 내부 장기들의 기능을 가능한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항노화 효과가 있다는 비싼 영양제나 건강식품들을 많이 복용해도 위장관에서 충분한 양이 흡수가 되지 않을 수 있고, 개개인마다 노화가 가속화된 원인들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보편적으로 효과를 보기는 어려운 경우가 많다. 간이나 신장 등 약물대사와 해독에 관련된 중요 장기들의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맹목적인 영양제의 섭취는 심각한 부작용들을 초래할 수도 있다. 자동차의 성능을 높인다고 연료 압축비를 높이고, 고성능 엔진오일을 넣는 등의 행위가 오히려 엔진의 수명을 현저히 단축시키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망가져가는 차에 비싼 첨가제를 여러 개 넣는다고 새 차처럼 회생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마찬가지로, 항노화에 효과가 있다는 주사제들을 여러가지 투여한다고 해서 중한 질병들이 사라지거나 노쇠가 이미 진행된 신체를 젊게 하거나 질병들의 진행을 멈출 수는 없다.
내 차의 나이도 이제 15년이 넘어 간다. 부지런히 정비를 해서 아직까지는 처음 살 때와 마찬가지로 조용히 잘 달리고 있다. 그 동안 한 군데 서비스 센터를 계속 이용했고, 센터의 직원분들도 늘 친절하게 잘 대해 주지만, 아무래도 마음 속으로는 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자주 차를 바꾸어야 자동차 회사가 이익을 볼 건데, 나이 든 차를 구석구석 수리해서 오래도록 타고 있으니 말이다. 내 차는 비록 세월은 흘렀지만 내부나 외부 모두 처음 구입했을 때와 별로 차이가 없다. 사람의 항노화 치료도 이것과 그리 다를 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