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미승인 드론 탐지 1년 새 3배 이상↑…안티드론’ 무력화 실적 전무
부산항·인천항·울산항, 안티드론 시스템 구축 불구
면책 사안 없어 ‘책임 공백’에 고가 특수장비 방치
기물 파손 등 2차 피해 책임, 현장 실무자가 떠안아야
김용태 “항만 보안위협 대비 실효적 운용·면책대책 시급”
부산항 안티드론 시스템 구축에 따른 시연회 행사가 지난 7월 2일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에서 열렸다. 포획드론을 이용해 폭발물을 매단 미허가 불법 드론을 포획하는 장면. 정종회 기자 jjh@
김용태 의원실 제공
국내 최대 항만인 부산항에서의 미승인 드론 침입 적발 건수가 올해들어 9월까지 100건을 훌쩍 넘어서는 등 작년 연간 적발 건수보다 3배 이상 급증했음에도 안티드론 시스템을 통한 ‘안티드론 무력화’ 실적은 전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 안보와 물류의 핵심인 전국 주요 항만 가운데 부산항·인천항·울산항에 수십억 원을 투입해 안티드론 시스템을 구축했지만, 제도적 미비점과 이른바 ‘책임 공백’ 논란 탓에 예산만 낭비한 채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안티드론 무력화란 불법·적대적 드론을 탐지·식별한 후, 더 이상 정상 비행·임무를 수행할 수 없도록 제어권을 상실시키거나 파괴하는 기술적·물리적 조치로, 현대전 및 국가 중요시설 방호에서 드론 테러나 정찰이 급증하는데 따른 핵심 방어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용태 의원(경기 포천·가평)이 11일 부산·인천·울산·여수광양 4개 항만공사(PA)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6년 기준 미승인 드론 침입 적발 건수는 부산항만공사 103건, 인천항만공사 5건, 울산항만공사 1건으로 집계됐다.
부산항 안티드론 시스템 구축에 따른 시연회 행사가 지난 7월 2일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에서 열렸다. 관계자들이 재머(전파교란기)와 포획드론을 이용해 포획한 불법드론의 폭발물을 제거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특히, 자체적으로 안티드론 시스템을 구축한 부산항의 경우 2024년 39건, 2025년 31건이던 미승인 드론 침입 적발 건수가 올해들어 지난 9월까지 103건으로 급증하는 등 드론발 보안 위협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처럼 미승인 드론 탐지가 잇따르고 있음에도, 실제 전파교란(재밍)이나 포획을 통해 불법드론을 무력화한 실적은 부산항·인천항·울산항을 포함해 전국 항만에서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항과 울산항은 올해부터 안티드론 시스템을 구축·운영 중이다. 고가의 특수장비를 도입해 놓고도 현장에서는 안티드론 시스템(장비) 운용에 따른 기물 파손, 통신 장애 등 2차 피해 책임을 현장 실무자가 오롯이 떠안아야 하는 ‘책임 공백' 현상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행 ‘국제선박항만보안법’ 등에 따라 항만시설에서는 미승인 드론의 비행금지와 함께 탐지·퇴치·추락·포획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도록 명시돼 있다. 하지만 안티드론 시스템 운용에 따른 면책 사안이 없어 현장 보안 요원들은 고가의 재밍 장비를 두고도 112에 신고하거나 육안으로 순찰하며 적발 시 ‘촬영물 삭제’를 권고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김용태 의원은 “부산항은 도심형 항만이라는 특성상 불법드론 테러나 보안 유출 발생 시 그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며 “미승인 드론 적발이 급증할 정도로 보안과 안전사고 위협이 급증하고 있는 만큼, 국가중요시설인 항만에서의 안티드론 장비 운용 대책을 마련하고, 적법한 보안임무 중 발생한 피해는 국가가 온전히 책임지도록 제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