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으로 대화하는 교육법 '하브루타'] 호기심 가득한 아이들의 질문 얼렁뚱땅 넘기고 후회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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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살 아이가 묻는다. "하늘은 왜 파래?" 복잡한 머릿속에서 튀어나온 답. "책에서 같이 찾아볼까? 학교 가면 자세하게 배울 거야." 답을 해놓고도 뭔가 찜찜하다. 혹시 얼렁뚱땅 넘긴 답이 아이의 발랄한 호기심에 장애물이 된 것이 아닐까? 이런 고민을 자주 한다면 질문으로 대화하는 교육법 '하브루타'에서 답을 찾아보자. 하브루타에서는 "하늘은 항상 파랄까?" "왜 그게 궁금하지?"와 같은 질문으로 대화를 이어간다. 가정에서 하브루타 실천 사례를 담은 <하브루타 부모수업>의 저자 김혜경 질문배움연구소(blog.naver.com/now_dream) 소장에게 하브루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4차 산업혁명시대
듣고 암기하는 배움으로
정해진 답을 찾는 게 아니라
자신만의 답을 찾아야 한다

<하브루타 부모수업>의 저자 김혜경.
1. 하브루타가 뭔가

어떤 주제에 대해 질문을 만들어, 짝과 함께 질문에 대해 대화하거나 토론, 논쟁하는 것이다. 유대인들이 오랫동안 실천해 온 공부법이다. 하브루타는 '친구'라는 뜻의 히브리어 '하베르'에서 유래했다. 부모와 자녀, 교사와 학생 등 나이와 계급 상관없이 누구든 짝이 될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 공교육 현장에서 '질문과 토론이 있는 수업'의 한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2. 왜 하브루타인가

듣고 암기하는 배움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유효하지 않다. 정해진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답을 만들어 내는 역량이 필요한 시대가 왔다.

답은 질문을 만드는 것부터 출발한다. 바로 하브루타의 과정이다. 질문을 생각하면 비판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다. 또 질문에 대한 다양한 답을 찾는 과정은 문제해결 능력과 창의력으로 이어진다. 짝과 토론하면서 의사소통·협업 능력도 키울 수 있다. 특히 가정에서 하브루타를 실천하면 가족 간에 유대감이 깊어진다.

3. 가정에서 하브루타는 어떻게 진행하나

가정에서 하브루타는 정형화 된 틀이 없다. 굳이 이야기하자면 주제 정하기, 질문 만들기, 짝과 대화하기 순서로 이뤄진다.

질문거리는 그림, 동화책, 뉴스 기사, 각종 이야기 등의 소재에서 찾는다. 이들 소재에서 각자 궁금한 것에 대해 질문을 만든다. 질문의 개수는 나이와 상황에 따라 1~2개부터 10여 개 이상까지 다양하다.

질문은 되도록 기록해 두는 것을 추천한다. 질문의 질을 높이는 데에 기록이 유용하기 때문이다. 어린 자녀들의 질문은 부모가 대신 써 줘도 좋다. 각자 만든 질문을 공유한 다음, 가장 궁금한 것이나 이야기 나누고 싶은 질문 1~2개를 고른다. 질문을 토대로 짝과 질문하고 답하기를 반복한다.

이때 질문에 열린 태도를 갖고 다양한 답을 찾는 것에 집중한다. 정답을 자녀에게 가르치거나 교훈을 강요하기 위한 하브루타는 실패하기 십상이다. 질문 속에 아이의 생각과 경험이 담겨 있다. 그 질문을 존중하며 좇아가다 보면 공감의 대화가 가능하다.

4. 하브루타를 쉽게 접근하는 방법이 있나

가족 사이 대화가 적은 편이라면 시작조차 어려울 수 있다. 이럴 때는 간식을 앞에 두고 가벼운 게임으로 시작해보자. 질문 많이 만들기 게임이나 스무 고개 등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질문 놀이'를 같이 하는 것이다.

꾸준한 실천을 위해 주 1회 '가족 하브루타 데이'를 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온 가족이 가장 편안한 날을 '하브루타 데이'로 정해 앞서 제시한 방법대로 실천하는 것이다. 매일 실천하려면 잠자기 전 책을 읽고 간단히 질문하고 이야기를 나누거나, 식사 시간을 활용하면 좋다.

5. 질문으로 대화를 이어나가는 노하우는

처음에는 질문을 고르지 않고 모든 질문에 대해 묻고 답하기를 해도 괜찮다. 문답 형식이 무슨 대화인가 싶겠지만, 그것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하면 마음 편하다.

그러면서 차츰 상대의 답에서 다시 '질문 꼬리물기'를 하면 대화는 자연스레 이어진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가 뭘까? 다른 답은 뭐가 있을까? 그렇게 했을 때 장점은 뭘까?" 등을 묻거나 아이의 대답에 좀 더 구체적인 질문을 하면 된다. 예를 들면 '우물 안의 개구리'라는 속담으로 하브루타를 한다고 가정해보자. "네가 우물 안의 개구리라면 어떨 것 같아?"라는 질문에 "바깥 세상은 어떨까? 하고 궁금해할 것 같아"라고 아이가 답했다면, "바깥 세상의 어떤 부분을 궁금해할 것 같아?" 이렇게 꼬리를 물어 질문하면 된다. 상대방 대답에 관심과 호기심을 가지면 '질문 꼬리물기'가 한결 더 쉬워질 것이다.

6. 연령대별로 유의점이 있다면

유치부나 초등 저학년의 경우는 엉뚱한 질문을 많이 한다. 그럴 때는 "왜 그런 질문이 생각났니?"라는 형식으로 아이에게 질문을 돌려주면 아이 생각을 들을 수 있다.

'하나의 답'에 익숙해진 초등 고학년이나 중·고등학생들은 질문하기를 어려워할 수 있다.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과 하브루타를 하다보면 "지금까지 이렇게 질문하고 토론하며 수업을 해 본 적이 없어서 어렵다"고 말하는 학생이 꽤 있다.

이때는 다양한 답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려줘 부담을 덜어주는 것부터 필요하다. 다만 근거 없는 답이 아니라 나름의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것도 알려줘야 한다.

자녀가 하브루타를 어렵다고 생각한다면 너그러움을 갖고 천천히 나간다고 생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7. 좋은 질문은 어떻게 해야 잘 만들 수 있나

모든 질문은 좋은 질문이다. 굳이 더 좋은 질문을 하려면 답이 여러 개인 질문, 생각을 물어보는 질문, 나와 연결하는 질문을 만들고자 애쓰면 좋다.

앞서 예를 든 '우물 안 개구리'라는 속담에 대해 질문을 만든다면, "개구리는 우물 안에 어떻게 들어갔을까?" "우물 안 개구리의 삶과 우물 밖 개구리의 삶은 어떻게 다를까?" "나는 우물 안의 개구리일까? 우물 밖의 개구리일까?" 등의 다양한 질문을 하고, 자신에게 적용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질문을 만들면 이야깃거리가 더 풍부해진다.

8. 아이의 답이 논리적이지 못하다면

중·고등학교에서 하브루타 수업을 하면 아이들은 종종 "논리적으로 얘기하면 할수록 엄마는 더 우긴다"고 이야기한다. 부모들에게 하브루타 수업을 하면 종종 묻는다. "아이의 답이 내가 원하는 답이 아니어서 논리가 없다고 생각하는 걸까? 아니면 정말 논리적이지 못한 걸까?"

이런 점검을 했음에도 아이 말에 논리가 약하다면, 하브루타를 꾸준히 하면 된다. 하브루타 대부분의 질문과 답은 논리적일 수밖에 없다. 아이의 질문과 답에 "그렇게 생각한 이유가 뭐니?"라고 묻고, 답의 이유와 근거를 찾아보는 연습을 하면 점점 더 나아진다.

송지연·임태섭 기자 edu@busan.com

그림 하브루타를 위한 참고 도서

1.한눈에 반한 세계 미술관:르네상스에서 20세기 미술까지(장세현 지음/사계절)

2.공부가 되는 명화, 공부가 되는 세계 명화(글공작소 지음/아름다운사람들)

속담 하브루타를 위한 참고 도서

1.국어 교과서도 탐내는 맛있는 속담(허은실 글·배성훈 그림/웅진주니어)

2.이해력이 쑥쑥 교과서 속담 100(이지연 글·이예숙 그림/아주좋은날)

3.그래서 이런 말이 생겼대요 3-속담(우리누리 글·홍수진 그림/길벗스쿨)

4.속담이 백 개라도 꿰어야 국어왕(강효미 글·최윤지 그림/상상의집)

※자료:하브루타 부모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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