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거래소 잇단 악재로 ‘탈중앙화 거래소’ 관심 집중
기존 거래소는 금융 규제 '사각' 투성이
국내 거래소 대상 특금법도 충분치 않아
내부 횡령과 분식 위험에 DEX 관심 확산
지난해 기존 중앙화 가상자산거래소의 연이은 파행으로 거래소에 대한 투자자 불신이 커지면서 그 대안으로 탈중앙화 거래소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업비트, 빗썸 등 특정 사업자가 가상자산거래소를 운영하는 경우 이를 ‘중앙화 거래소(Centralized EXchange, CEX)’라고 한다. 해외 유명 중앙화거래소로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크라켄, 쿠코인 등이 있다. 지난 해 11월 추락한 대형 거래소인 FTX도 중앙화 거래소이다.
가상자산 거래소는 은행과 증권사 역할을 동시에 한다. 다만 가상자산거래소는 고객 보호를 위한 외부 규제가 적용되기 어려운 실정이다. FTX의 경우 고객의 예치 자산을 자기 운영 자본과 혼합해서 위험성 높은 투자와 대출에 사용했다. 대출 담보를 설정함으로써 안정성을 설정한다는 논리는 담보 자산을 재담보설정하는 과정에서 희미해졌고 FTX의 부실 규모와 유동성 위기는 커졌다. 결국 FTX의 파산에 이르게 한 모든 사업적 결정은 고객들의 볼 수 없는 내부에서 샘 뱅크프리드 CEO에 의해 자의적으로 이루어 진 것이며, 이 과정에서 그를 통제할 방법은 없었다.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한 산하 금융정보분석원에서 공지한 국내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현황에 따르면, 국내 신고 수리된 가상자산거래소는 모두 36개이다. 이들 국내 거래소는 특금법의 규제 대상으로 FTX 사태 발생 시 거래소 부정 거래 위험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ISMS 인증 도입과 거래소 사용자들의 실명 확인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불법 거래를 규제하는 효과로 제한적이며, 아직 FTX의 사태와 같이 거래소 내부 부정을 충분히 예방하는 장치로는 부족하다.
이처럼 중앙화 거래소들의 위험관리 한계성이 드러나면서 새롭게 부각되는 것이 탈중앙화 거래소(Decentralized EXchange, DEX)이다. DEX는 제 3자가 고객의 자산을 보유하는 거래소 구조 없이, 자동화된 절차에 따라 거래소 사용자들끼리 직접 거래를 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를 통해 투자자들은 자신의 가상자산을 거래소 사업자에게 예탁해야 하는 기존의 거래소 거래 상 위험 요소를 해소할 수 있다.
FTX가 추락하는 경과를 지켜본 투자자들 사이에서 ‘당신이 개인키(Key)를 갖고 있지 않으면 당신의 코인이 아니다(Not your keys, Not your coins)’라는 구호가 퍼졌다. 기존 거래소에 예치된 가상자산은 투자자가 완전히 소유한 상태가 아니며 언제든 상실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은 실제로 FTX 사태가 발생한 지난해 11월 한 달 동안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크라켓 등 중앙화 거래소에서 약 2조 원에 달하는 비트코인을 인출했다. 동시에 DEX의 거래량은 두 배 가까이 늘었다.
DEX 거래량 통계. 코인케코(CoinGecko) 제공
대표적 DEX로는 유니스왑(Uniswap), 커브(Curve), 디와이디엑스(dYdX) 등이 있다. 투명성과 탈중앙성을 강조하는 가상자산 업계에서 거래소 경영진에 의한 깜깜이 거래가 발생한 사례를 목격한 투자자들에게 DEX는 해당 위험 요소를 해소한 대안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중앙화 거래소 대비 월등히 낮은 거래 수수료율과 거래 사고를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 또한 매력적이다.
아직 DEX가 기존 거래소를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대다수의 투자자들이 기존 거래소 사용자 인터페이스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또한 DEX이용을 위한 자기 수탁(개인지갑)에는 일정 수준의 교육이 필요하다. 바이낸스의 창펑자오 CEO는 지난 달 14일 트위터스페이스 AMA를 통하여, 기존 중앙화거래소를 통하지 않은 자기지갑 자산의 대부분은 유실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람들은 보안키를 제대로 백업하지 않아 유출 위험이 있고, 심지어 사망하는 경우 유족에게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발행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낸스 CEO 창펑 자오 AMA 발표. 트위터 제공
업계에서는 당분간 국내 4대 거래소와 같은 중앙화거래소가 주류를 놓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DEX의 상대적으로 느린 거래 처리 속도와 낮은 기능 편의성으로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거래소 서비스를 떠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외 암호화폐 전문가들은 작년 FTX의 추락으로 시작된 거래소에 대한 불신으로 확산된 투자자들의 DEX 이용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고 있어 장기적으로 DEX거래량 증가와 함께 가상화폐 개인 지갑 이용자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송성창 seongsong@bonmedi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