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서 타인 우산 가져갔다 절도죄로 기소유예…헌재 "처분 취소"
이지민 에디터 mingmini@busan.com
식당에서 자신의 우산과 비슷하게 생긴 타인의 우산을 가져갔다가 검찰에서 절도죄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사람이 헌법재판소에서 구제받았다.
헌재는 절도 혐의로 A 씨에게 기소유예를 한 검찰 처분을 재판관 만장일치로 취소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8일 밝혔다.
A 씨는 2022년 8월 9일 서울 강남구의 한 식당에 방문한 뒤 식사를 마치고 나가는 길에 타인의 우산을 가져갔다.
피해자의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CCTV를 확인해 A 씨를 피의자로 지목했다.
A 씨는 경찰에 출석하며 피해자의 우산을 반환했고,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의 우산을 내 우산으로 착각하고 잘못 가져갔고, 경찰의 연락을 받을 때까지 우산을 잘못 가져간 사실 자체를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A 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은 추가 조사 없이 2022년 10월 A 씨에게 절도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했다.
헌재는 A 씨가 청구한 헌법소원을 심리한 뒤 "자의적인 검찰권 행사로서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했다"며 검찰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헌재는 식당 등 공공장소에서 비슷한 타인의 우산을 자신의 우산으로 착오하는 일은 드물지 않게 발생하며, A 씨는 사건 당시 62세로 사건으로부터 약 3년 7개월 전에는 기억력 저하를 호소하며 대학병원 신경과 검사를 받은 사실 등이 있었다는 것을 근거로 "절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기소유예란 혐의가 인정되지만 검사가 여러 정황을 고려해 피의자를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을 의미한다.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경우 수사경력 자료는 5년간 보관되며 언제든지 검사가 다시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
배윤주 부산닷컴 기자 yj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