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중수청 중 임대 면적은 가장 넓은데…부산중수청의 ‘이상한 더부살이’
전국 최대 청사 면적 확보하고도
공사 지연에 좁은 공간에 몰려
민원실·수사국 동선 분리 안 돼
수사 보안 유출·피해자 노출 우려
정식 사무공간 환경조성공사 지연으로 10~12층 임시 공간에 입주해 과밀 근무와 수사 보안 노출 우려가 제기된 부산 강서구 명지동 부산중대범죄수사청 건물 내부 모습. 김성현 기자 kksh@
전국에서 정원 1명당 가장 넓은 청사 면적을 확보한 부산중대범죄수사청(부산중수청)이 개청 초기부터 삐걱대고 있다. 11개 층을 임차해 놓고도 공사 지연으로 3개 층에 몰려 수사 환경이 악화한 데다, 건물 내 민간 업체와 동선이 제대로 분리되지 않아 보안 허점 문제가 제기되는 등 ‘허울뿐인 최대 청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3개 층에 240여 명 근무
8일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실이 확보한 ‘중수청 청사별 임대차 현황’에 따르면, 부산중수청이 강서구 명지동 퍼스트월드 브라이튼에 확보한 임차 면적은 13~23층 1만 9735.3㎡(5969.9평)에 달했다. 정원 322명으로 나누면 1명당 18.54평으로, 전국 중수청 청사 가운데 가장 넓다.
광주청이 1명당 13.84평으로 뒤를 이었고 대전청 10.48평, 본청·서울청 10.34평, 대구청 9.71평, 수원청 8.64평 순이다. 부산청의 임차 면적은 본청·서울청의 약 1.8배, 수원청의 2배를 웃돈다.
현재 1층 로비 층별 안내도는 부산중수청이 10~23층을 사용하는 것으로 표기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10~12층만 쓰고 있다. 애초 부산중수청이 사용하려던 공간 일부인 14~17층에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등 기존 기관이 입주해 있어 공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현재 기존 입주 기관들은 모두 이전했지만 개청 전까지 공사를 완료할 시간이 부족했다.
이에, 우선 공실이었던 10~12층에 임시로 필수 업무 공간을 마련했다. 임대인은 정식 공간의 환경 조성 공사가 끝날 때까지 특약에 따라 해당 공간을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현재 부산중수청은 정원 322명의 약 74%가 충원된 상태다. 직원 240여 명이 3개 층에 빡빡하게 모여 부서별 공간을 제대로 구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부 공간에서는 파티션이나 가벽을 설치하지 않은 채 직원들의 책상을 나란히 배치해 사용하고 있다.
부산중수청 관계자는 “현재는 공간이 많이 모자란다”며 “원래는 부서 안에서도 파티션이나 가벽을 세워 일반 검찰청처럼 공간을 구분해야 하는데 지금은 그렇게 할 수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수사 보안 노출 우려도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사 보안 문제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부산중수청이 입주한 건물 1~9층은 강서세무서와 민간 회사 등이 들어서 있다. 민원인이 방문하는 종합민원실은 10층에 마련됐지만, 별도의 공간 분리 없이 일반 사무실 내에 자리 잡고 있다.
특히, 해당 층은 반부패·마약 수사를 담당하는 반부패수사국이 사용하고 있어, 민원실과 수사 공간이 칸막이 하나를 사이에 두고 붙어 있다. 비밀 유지와 피해자·피의자 신원 노출 방지가 생명인 수사 부서의 특성상, 일반 민원인의 동선과 엄격히 분리되지 않으면 수사 정보 유출 등의 우려가 크다.
이는 다른 지역 중수청 청사와는 다른 구조다. 본청·서울청은 일부 공간을 제외하면 서울 르네상스빌딩 지상부 대부분을 사용하고, 대구, 대전, 광주 등도 사실상 건물 대부분을 중수청이 단독으로 사용하는 형태다.
중수청 개청준비단 측은 올해 말까지 정식 임차 공간 공사를 마치고 이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수청 개청준비단 관계자는 “부산의 경우 개청 시기에 맞춰 필요한 규모의 빈 건물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았고 적합한 곳도 많지 않았다”며 “정식 임차 공간의 환경 조성 공사를 연말까지 마무리해 13~23층으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기관과 같은 건물을 사용하지만, 중수청은 건물 엘리베이터 5개 중 2곳을 전용으로 사용하고 출입 통제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