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시상식’ 직행 티켓의 주인공은 [BIFF 2026]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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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부문

대상작 장편 분야 출품 자격 얻어
아시아 넘어 세계 무대 나갈 기회
13편 중 11편이 ‘월드 프리미어’
가족·여성 주제 다룬 신작 다양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처음 만난 외로움’(위)과 ‘일요일 다음날’. BIFF 제공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처음 만난 외로움’(위)과 ‘일요일 다음날’. BIFF 제공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 가장 큰 변화로 꼽힌 경쟁 부문이 올해 2회차를 맞았다. 지난해 장률 감독의 ‘루오무의 황혼’이 부산 어워드의 첫 대상을 수상하며 경쟁 부문이 출범한 가운데 올해는 더욱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부산 어워드 대상 수상 작품은 국가별 공식 출품 제한과 관계없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에 출품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하게 되어 세계 영화인의 관심도가 한층 높아진 상태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 무대로 나아간 BIFF 경쟁 부문 후보작 13편을 소개한다. 정한석 집행위원장은 “올해는 예술적 지평과 대중적 감각을 동시에 갖고 있는 작품들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수상작은 다음 달 15일 폐막식장에서 발표되며, 대상 수상작은 폐막작으로 상영된다. 13편 중 11편이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된다. 당신의 인생 영화가 될지도 모르는 작품을 소개한다.

가족이란 무엇인가

■면도

2013년 장편 데뷔작 ‘들개’로 세상을 향한 울분으로 가득 찬 청춘들의 내면을 그린 김정훈 감독이 13년 만에 내놓는 야심 찬 신작. 시골 저택이라는 제한적 공간에도 불구하고 탁월한 감각으로 긴장감을 유지하는 심리극. 공포 소설 작가 수연은 신작 결말을 쓰지 못해 불안한 나날을 보낸다. 연휴를 맞아 애인 신지가 찾아오고, 둘은 시골 저택에 머물며 오붓한 시간을 꿈꾼다. 그러나 신지가 낡은 면도기를 쓰다가 얼굴에 상처를 입은 바로 그 순간부터 상황은 돌변한다.

“심리, 공포, 미스터리 장르가 뒤범벅돼 만들어 내는 쾌감이 상당하다”(정지혜 프로그래머)

■비트윈 투 러버스

고레에다 히로카즈, 니시카와 미와 감독과 함께 일하면서 실력을 쌓아오다 데뷔작 ‘여명’(2018)과 다큐멘터리 ‘책 종이 가위’(2019)를 선보인 히로세 나나코 감독의 도발적 신작. 여성 간의 사랑을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사랑과 가족을 탐구한다. 그림책 작가 우타는 남편 모리오와 편집자이자 연인인 준나 사이를 오가며 아슬아슬한 이중생활을 이어간다.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던 우타는 두 연인이 동시에 아이를 원하자 파격적인 대안을 제시하는데, 세 사람이 함께 가정을 꾸리는 것이다.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가 영화를 이끌어가면서,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만든다”(박가언 부집행위원장)

■처음 만난 외로움

첫 장편 데뷔작인 ‘푸춘산의 삶’(2019)으로 전 세계 영화계의 주목을 받은 구유 감독의 신작. 이번 작품은 그가 선보이는 산수 영화 3부작의 마지막편이다.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오프닝 씬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모녀 삼 대가 살고 있는 오래된 아파트로 향한다. 아버지가 떠난 집의 곳곳을 찬찬히 비추면서 그가 남긴 흔적들을 찾아낸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의 협업으로 유명한 촬영감독도 합류해 20분이 넘는 원테이크 장면을 보여준다.

“물 흐르듯 유려한 카메라 워킹으로 강과 산과 도시를 가로지르는 풍경 속에 인물들의 시공간을 포개놓는다. 중국을 대표하는 배우 저우쉰의 섬세하고 우아한 연기 더욱 깊은 울림을 만든다”(박선영 프로그래머)

■평범하기 위하여

2005년 장편 데뷔작 ‘인어공주와 구두’로 뉴 커런츠에 초청됐던 리윈찬 감독의 장편 연출작. 오토바이를 타고 귀가하던 위지에는 교통사고를 당한다. 사고 가해자인 노인은 자신의 집을 위지에에게 양도하고, 치료비와 생활비를 지급하며 책임을 다한다. 재정·감정적으로 위태로웠던 위지에의 가족들은 다시 따뜻한 저녁을 나눠 먹는 ‘식구’가 되어간다. 그러나 잠시의 ‘평범한’ 행복은 오래 가지 않으며 사건이 전개된다.

“인생의 아이러니를 그려내며, 그럼에도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사연을 차곡차곡 쌓아 밀도 있는 서사”(박선영 프로그래머)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면도’ ‘비트윈 투 러버스’ ‘평범하기 위하여’ ‘사토코는 언제나’. BIFF 제공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면도’ ‘비트윈 투 러버스’ ‘평범하기 위하여’ ‘사토코는 언제나’. BIFF 제공

세 명의 사토코와 한 쌍의 부부

■사토코는 언제나

2009년 ‘남극의 쉐프’로 친숙한 오키타 슈이치 감독의 신작.

첫사랑의 애틋한 아픔을 겪는 15살 중학생 사토코, 불륜 관계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35살 영화 홍보 담당자 사토코, 그리고 자녀를 다 키운 뒤 잊고 있던 자신을 되찾아가는 55살 주부 사토코. 아무런 접점이 없던 이들은 뜻밖의 계기로 저마다 펜을 들게 되고, 각자의 사연을 써 내려가는 과정에서 그들의 삶은 어느새 신기하리만치 교차하기 시작한다.

“영화 전체가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가득 차 있다”(박가언 부집행위원장)

■일요일 다음날

2022년 ‘우리들은 어른’과 2023년 ‘흐트러지다’에 이은 가토 다쿠야 감독의 세 번째 장편. 가족과 함께 리조트 호텔로 여행을 떠난 마이와 남편 고이치. 산전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마이는 신경이 점점 예민해지지만, 고이치는 이런 상황을 외면하기 급급하다. 엇갈린 태도 속에 감춰져 있던 부부의 긴장은 결국 견디기 힘든 갈등으로 폭발한다.

“관람 후 훨씬 더 많은 이야깃거리가 생기는 영화”(박가언 부집행위원장)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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