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년 만에 기준금리 인상…한은도 추가 인상 가능성
FOMC 위원 전원 찬성…0.25%P 인상
연내 추가인상 시사…연말 금리 중간값 4.1%
이란전 유가급등 인플레 영향 인식
韓·美 금리차 1%로 다시 확대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윌리엄 맥체스니 마틴 주니어 연방준비제도이사회 건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이 3년 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올리고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열어두면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부담도 커지고 있다. 한미 금리 차가 다시 벌어진 데다 고유가와 부동산 상승세 등 국내 물가 압력까지 겹치면서 한은의 추가 금리 인상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1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2023년 7월 이후 첫 인상이다. 직전 회의에서 인상을 주장한 위원은 3명이었지만 이번에는 투표권을 가진 12명 전원이 찬성했다.
연준을 움직인 것은 좀처럼 꺾이지 않는 물가다. 이란 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면서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 전반으로 번질 우려도 커졌다. 에너지 충격에 이어 인공지능(AI) 관련 대규모 투자까지 겹쳐 물가 압력에 영향을 미쳤다.
연준은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 전망을 3.7%로 6월보다 0.1%P 높였다. 성장률 전망도 2.3%로 0.1%P 올리고 실업률 전망은 4.1%로 0.2%P 낮췄다. 성장과 고용이 금리 인상을 견딜 만큼 탄탄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고, 너무 오랫동안 지속됐다”고 말했다. 특히 전반적인 금융 여건이 긴축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이번 인상을 “완화적 조치의 일부를 덜어냈다”고 설명했다. 금리 수준이 이미 충분히 높다는 시각과는 거리를 둔 발언이다.
추가 인상 가능성도 열려 있다. 금리 전망을 제출한 위원 18명 중 16명이 연내 한 차례 이상 추가 인상을 예상했다. 올해 말과 내년 말 금리 전망 중간값은 모두 4.1%였다.
이번 결정은 자신을 지명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요구에도 맞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상 결정 뒤에도 미국 금리가 1% 이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시 의장은 대통령과의 논의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물가 안정을 위한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강조했다.
금융시장은 추가 긴축 가능성에 반응했다. 이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21% 하락했고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5%를 넘어섰다. 금리 인상 자체는 예상됐지만 고금리가 얼마나 오래 이어질지가 시장의 부담으로 남았다.
현재 국내 기준금리는 3.00%로 한미 금리차는 미국 상단 기준 1.00%P로 다시 벌어졌다. 그간 한은 지난 7월과 8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통해 0.25%P씩 금리를 인상하며 기준금리 격차를 0.75%p까지 줄인 상태였다.
한미 금리차 확대는 달러 자산의 투자 매력을 높여 원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입물가 부담도 커진다.
이에 한은이 올해 추가적인 금리 인상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한미 간 금리 격차 확대에 더해 유가 상승과 반도체 호황 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도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부동산 시장 상승세가 뚜렷해진 점도 한은이 금리 인상을 고민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금통위 내부에서 그간 금리 인상에 따른 취약 계층 부담 가중에 대한 우려가 있던 만큼 추가적인 금리 인상은 10월보다 11월이 유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단 7·8월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했으니 파급효과를 충분히 점검하고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이날 권민수 한은 부총재는 “향후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기조가 긴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이번 주 일본, 영국 등 주요국 통화정책 결정도 예정된 만큼 앞으로도 각별한 경계감을 갖고 국내 금융·외환 시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박동해 기자 easts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