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팔고 예금할까… 은행가 예금금리 ‘인상 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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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해 기자 easts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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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최고 3.6%까지 올라
기준금리 인상 따라 상승 압박
자금 조달 위한 눈치보기 심화
증시 주춤하자 예금에 관심 쏠려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 정기예금 최고금리가 연 4%를 넘어섰다. 서울 시내에 설치된 여러 은행 ATM기 모습. 연합뉴스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 정기예금 최고금리가 연 4%를 넘어섰다. 서울 시내에 설치된 여러 은행 ATM기 모습. 연합뉴스

증시 상승세가 주춤한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과 자금조달 비용 상승이 맞물리면서 은행 정기예금 최고금리가 연 4%를 넘어섰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 ‘e-그린세이브예금’의 1년 만기 기본금리는 연 3.85%다. 여기에 첫 거래 고객 우대 0.20%포인트(P)를 더하면 최고 연 4.05%를 받을 수 있다.

국내 5대 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1년 만기 금리도 연 3.50~3.60%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하나은행 ‘하나의 정기예금’은 연 3.60%, NH농협은행 ‘NH올원e예금’은 3.56%다. KB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 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은 각각 3.50%다.

지난달과 비교하면 하나은행은 정기예금 금리를 연 3.30%에서 0.30%P 높였다. KB국민·신한·우리은행도 연이어 금리를 올리면서 대표 상품의 1년 만기 금리가 지난달 초 연 3.20%에서 3.50%로 상승했다. 농협은행 ‘NH올원e예금’도 지난달 11일 연 3.45%보다 0.11%P 높다.

부산·경남 지역 은행들은 연 3%대 후반 금리를 내걸었다. BNK부산은행 ‘더(The) 특판 정기예금’은 최고 연 3.92%, BNK경남은행 ‘The든든예금(시즌2)’은 최고 연 3.85%다. 부산은행은 비대면 정기예금을 다시 맡기는 고객 등을 대상으로 최고 연 3.87%를 주는 ‘더 레벨업 정기예금’도 판매한다.

전북은행 ‘JB 다이렉트예금통장’은 별도 우대조건 없이 연 3.92%를 제공한다. 카카오뱅크 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금리는 연 3.70%다.

5000만 원을 1년간 맡기면 일반과세 기준 이자소득세 등 15.4%를 뺀 이자는 연 3.50% 상품이 약 148만 원, 3.92%는 약 166만 원, 4.05%는 약 171만 원이다.

예금금리 인상에는 기준금리 상승이 영향을 줬다. 한국은행은 7월과 8월 기준금리를 각각 0.25%P 올려 연 2.50%에서 3.00%로 높였다. 한은은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은행끼리 단기로 돈을 빌리는 금리부터 영향을 받고, 은행채 등 시장금리와 예금·대출 금리에도 상승 압력이 생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의하면 지난 2일 기준은행채 무보증·AAA 1년물 평가사 평균금리는 연 4.051%였다. 5대 은행 대표 정기예금 금리를 웃도는 수준이다. 단순 금리만 비교하면 은행이 예금이자를 일부 올려도 채권 발행보다 낮은 이자 비용으로 자금을 모을 여지가 있다.

은행 예금금리가 뛰면서 저축은행과의 격차도 바짝 좁혀졌다.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지난 2일 기준 연 3.77%로, 5대 은행 최고금리(3.50~3.60%)와 0.17~0.27%P 차이에 불과하다. 지난 7월만 해도 저축은행 평균 금리는 3.93%, 5대 은행은 2.91%로 격차가 1%P를 넘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서로 눈치를 보고 있다"며 “한 은행이 금리를 올리면 빠르게 따라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의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추가적인 수신 금리 인상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내 증시가 주춤한 사이 정기예금 금리가 오르자 자금의 흐름도 달라지고 있다. 증시는 지난 6월 고점 이후 급락과 반등을 거쳤다. 코스피는 6월 22일 9114.55로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이튿날 9.99% 급락했다. 7월에는 5000대까지 밀렸고 이후 반등했지만 지난 2일 종가는 7003.74로 6월 고점보다 23.2% 낮았다.

증시의 흐름과는 반대로 정기예금 잔액은 증가세를 보였다. 한은 집계 기준 은행권 정기예금은 7월 42조 3000억 원, 8월 20조 3000억 원 늘어 두 달간 62조 6000억 원 증가했다. 8월 말 잔액은 1164조 원이었다.

9월에도 5대 은행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전월 말보다 8552억 원 늘어난 1006조 871억 원으로 집계됐다. 5월부터 5개월 연속 증가다. 증시가 급락 이후 회복 과정에서도 종목별로 엇갈린 흐름을 보이는 동안 정기예금에는 자금이 꾸준히 쌓였다.

한편, 예금금리 상승은 돈을 빌린 사람에게 이자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 은행이 예금에 지급하는 이자가 늘면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인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에도 상승 압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코픽스는 은행이 예금과 은행채 등으로 돈을 마련할 때 부담하는 비용을 반영한다. 코픽스가 오르면 이에 연동된 대출도 차주의 금리 재산정 시점에 적용금리가 높아질 수 있다.


박동해 기자 easts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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