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80%가 못 받는 ‘무사고 보험료 할인’, 신청 절차 확 바뀐다

  • 가
박동해 기자 eastsea@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금감원 ‘계약전환 개선안’ 마련
톡 외 전화·우편 고지도 의무화
전화 한 통으로 심사까지 마무리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연합뉴스

상당수 보험사가 건강보험에 가입한 뒤 입원·수술 없이 지내면 보험료를 깎아주는 ‘무사고 계약전환’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가입자 대부분이 관련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계약자가 의사 표시 한 번으로 할인을 받을 수 있도록 안내·신청 절차를 손보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손해보험사 9곳과 생명보험사 9곳이 운영하는 무사고 계약전환 제도를 점검해 이 같은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고 5일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기준 무사고 계약전환 제도가 붙은 건강보험 계약은 1081만 건이다. 이 가운데 가입 1년이 지나 할인을 신청할 수 있게 된 계약은 657만 건인데, 실제로 보험료가 내려간 계약은 116만 건(17.6%)뿐이었다.

가입자는 일정 기간 입원·수술, 중증질환 진단이 없을 경우 보장을 그대로 둔 채 더 싼 보험료 유형으로 계약을 바꿀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보험사 간편보험에 가입한 40대 남성은 1년 무사고면 6.5%, 10년 무사고면 45.9%까지 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다.

금감원은 할인 대상자가 실제로는 116만 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도를 모르거나 절차가 복잡해 혜택을 놓치는 계약자가 많다는 판단이다.

실제 일부 보험사는 1년에 한 번, 계약 해당일 전에만 알림톡을 보냈다. 할인 전후 보험료도 적혀 있지 않아 광고 문자로 여기고 넘긴 계약자가 많았다.

안내는 문자로 하면서 신청은 지점에 가거나 설계사를 거쳐야만 받는 곳도 있었고, 계약 전환 유형을 계약자가 직접 골라야 해 2년 무사고인데 1년치 할인만 받은 사례도 확인됐다.

이에 금감원은 보험사가 계약 해당일 이후에도 안내를 이어가고 알림톡 외에 전화(음성봇)·우편으로도 알리도록 했다. 안내문 제목과 첫 문장에는 보험료 할인 안내임을 밝히고 전환 전후 보험료를 함께 적게 했다.

신청 방식도 변경된다. 계약자는 안내문에 적힌 번호로 전화 한 통만 하면 신청부터 심사까지 끝낼 수 있다. 전환 의사만 확인되면 보험사가 사고 내역을 살펴 가장 유리한 유형을 적용한다.

금감원은 보험사들이 업무 절차를 즉시 고치도록 했다. 보험사들은 내년 1월까지 전산시스템과 약관 정비도 마칠 예정이다.

더불어 금감원은 할인이 신청일 이후부터 적용되고 지난 기간은 소급되지 않는다며 안내를 받는 즉시 신청하라고 당부했다.

약관상 전환 가능 기한(4~7년)도 넘기지 말아야 한다. 입원·수술 사실을 숨기고 전환했다가 드러나면 전환이 무효가 되고 할인받은 보험료를 돌려줘야 한다.

한편, 이번 개선은 금감원이 조직개편 뒤 보험 분야에서 실시한 사전예방적 소비자보호 중점 검사에서 발굴한 사례다.


박동해 기자 eastsea@busan.com

당신을 위한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