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사 내 쑥뜸방 조성…부산시, 전 북구청장 수사 의뢰 요구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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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6개월 무단 점유·사적 이용
예산 유용·직권남용 소지 지적
변상금 등 약 564만 원 부과 요구
구청엔 기관 주의, 관련자도 훈계

부산북구청 건물 전경 부산북구청 건물 전경

부산시가 부산 북구청에 오태원 전 북구청장에 대한 수사 의뢰를 요구했다. 오 전 청장이 구청사에 개인용 쑥뜸방을 조성해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이 시 감사에서 사실로 확인되면서다.

시 감사위원회는 오 전 청장의 공공 청사 내 쑥뜸방 설치·이용에 대한 주민감사청구 감사 결과를 11일 공표했다.

감사 결과 오 전 청장은 취임 직후인 2022년 7월께부터 지난 1월까지 개인 건강 관리를 목적으로 청사 본관 2층 문서고를 쑥뜸 시설로 무단 개조해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약 15㎡(약 4.5평) 면적의 내부에는 개인 소유 쑥뜸 침대와 기구, 좌훈기 등 시술 물품이 있었다. 쑥뜸 시술 때 발생하는 다량의 연기를 빼내기 위한 환기시설도 설치됐다. 해당 공간 열쇠는 오 전 청장이 직접 인계받아 소지하며 독점적으로 출입·관리했다.

시설 설치에 구 예산도 투입됐다. 오 전 청장은 비서실을 통해 청사 관리 부서에 스테인리스 흡출기와 덕트, 벽 천공 공사 등 대형 환기시설 설치를 지시했다. 이 과정에서 청사 관리 용도로 편성된 공공운영비 97만 9000원이 시공 업체에 지급됐다. 회계 규정상 내부 결재와 정식 계약 체결 뒤 착수해야 하지만, 공사는 먼저 진행됐고 완료된 뒤에야 '문서고 정비' 명목으로 사후 결재됐다.

구청의 청사 관리와 후속 조치도 부실했다. 북구는 공유재산 실태조사에서 무단 점유 사실을 파악하지 못해 약 3년 6개월간의 변상금 465만 9000원을 부과하지 않았고, 철거 비용도 오 전 청장에게 부담시키지 않았다. 지난 1월 언론 보도 직후 오 전 청장이 자진 철거 의사를 밝혔지만 실제로는 구청 과장과 팀장이 입회한 가운데 담당 직원들이 직접 철거했다. 떼어낸 덕트 등 대형 환기시설은 본관 공터에 방치됐다. 개인 물품은 집무실로 옮겨졌다가 오 전 청장의 지인이 수거해 갔다.

사고 위험도 드러났다. 현장 조사에서는 쑥뜸방 바닥 곳곳에서 불에 그을린 흔적이 다수 발견됐다. 인화성 물질이 사용되는 공간이었지만 소방점검 대상에서는 빠져 있었다.

근무시간 중 이용 여부는 결론 내리지 못했다. 직원들은 평일 오후 3~4시께 본관 2층 복도에서 타는 냄새를 자주 맡았다고 일관되게 진술했지만, 오 전 청장은 감사 과정에서 점심시간이나 일과 후에 이용했으며 냄새가 오래 남는다고 해명했다. 시는 정황 증거만 확보됐다고 밝혔다.

시는 오 전 청장에게 이해충돌방지법 위반과 형법상 직권남용 소지가 있다고 보고, 북구청에 쑥뜸방 설치와 철거 전 과정에 대한 수사 의뢰를 하라고 요구했다. 또 무단 점유 기간의 변상금과 철거·원상복구 비용, 유용된 예산 97만 9000원을 오 전 청장에게 부과·환수하도록 했다. 부적정 철거와 공유재산 실태조사·소방 점검을 소홀히 한 북구에는 기관주의 처분을,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관련자에게는 훈계를 요구했다.

시 감사위원회 관계자는 “북구청은 관련 법에 따라 감사 결과 공표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조치 사항을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감사는 지난 2월 4일 접수된 주민감사청구에 따라 이뤄졌다. 청구인 212명은 공공시설의 사적 이용과 예산 유용, 근무시간 중 이용, 철거 과정의 적법성 등 6개 항목에 대한 감사를 요구했다. 시는 지난 7월 14일 청구를 수리해 8월 24일까지 본감사를 벌인 뒤 지난 3일 결과를 확정했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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