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지역 부동산] 곡소리 나는 지역 부동산, 안중에도 없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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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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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서울 집값 잡는 데만 올인
대출규제 등 대책 5번이나 발표
죽어가는 지방 맞춤 처방 ‘뒷짐’
일부 지역 건설 무너지기 직전
실효성 있는 특단의 대책 절실

부산 서구에서 중구를 거처 동구까지 이어지는 망양로 산복도로 일대의 원도심 모습. 부산일보DB 부산 서구에서 중구를 거처 동구까지 이어지는 망양로 산복도로 일대의 원도심 모습. 부산일보DB

지방 주택시장이 미분양과 거래절벽, 건설경기 침체의 악순환으로 이어지며 고사 위기에 처했다. 지역 유력 건설사조차 부도설이 돌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자칫 지역 업체의 '줄도산'이 현실화하면 지역경제에 직격탄이 될 게 뻔한데도 정부는 ‘서울 위주 대책’만 내놓고 있다. 이번 정부 들어 수도권 집값 잡기 부동산 대책이 5번 나올 동안 지방 부동산 대책은 '양념'처럼 끼워넣기 했을 뿐, 실제 지방을 위한 실효성 없는 정책은 없다시피 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역 맞춤형 특단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27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주택 공급 정례 브리핑’을 신설하기로 하고 지난 16일부터 첫 행사를 진행했다. 수도권 공급 대책 관련 발표를 수시로 하고 있지만, 지역 부동산 관련 대책은 ‘아무리 기다려도’ 나오지 않고 있다. 국민 토론회에서 노골화됐던 지방 소외 기조(부산일보 7월 24일 자 1면 등 보도)가 쭉 이어지는 양상이다.

이 정부 들어 수도권 집값 잡기를 위한 부동산 대책은 크게 5번 나왔다. 이 중 3번이 공급 대책이었다. 대책이 나올 때마다 매번 반복되는 LH 공공매입 정책 등이 '끼워넣기' 식으로 들어갔지만 정작 지방에 필요한 정책은 없었다.

수도권 집값을 잡겠다며 대출 규제는 더욱 강화했는데, 이는 오히려 지방 주택시장에 더 큰 타격을 줬다. 수도권과 지방은 엄연히 양상이 다름에도, 정부가 같은 처방전을 들이밀며 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를 가속화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광역시를 제외한 일부 인구소멸 지역에만 해당되는 세컨드홈 특례, 현장에선 반응이 없는 LH 공공매입 정책은 수도권 대책에 비하면 너무도 미미해 지방 주택시장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지난 7월 말 기준 부산의 준공 후(악성) 미분양은 3253세대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미분양에서 악성 미분양이 차지하는 비중 또한 40%를 넘는 심각한 수치를 보여줬다. 세제 개편안이라고 나왔지만, 서울 ‘똘똘한 한 채’를 가진 사람보다 지방 ‘저렴이’ 주택 여러 채 가진 사람이 더욱 많은 종합부동산세를 내야 하는 상황이 빚어지며 지역 주택시장은 더욱 경색됐다. 전월세 시장도 얼어붙으며 서민들은 더 갈 곳이 없어졌다.

지역에서는 인내할 수 있는 한계치를 넘어섰다며, 정부에 지방 차별화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정치권에는 지방 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한 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다. 과거 정권들에서도 지방주택시장 침체기에는 세제, 금융, 거래규제를 동시에 완화하는 시장회복 정책을 내놓은 바 있다. 공급이 부족한 서울과는 달리 지방에서는 수요 회복, 구매심리 회복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동아대 강정규 부동산대학원장은 “우리나라 주택시장은 ‘수도권=과열, 지방=침체’라는 정반대 상황이 동시에 나타나는, 하나의 시장으로 설명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면서 “주택시장의 구조적 양극화를 전제로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강 원장은 특히 “지방 주택시장의 침체는 단순히 주택가격 하락이나 거래 감소에 그치지 않고 지역 건설업체와 협력업체의 경영 악화, 고용 감소, 지방세수 감소로 이어지며 지방 경기침체와 지방소멸을 가속화하고 지역민의 삶을 위협한다”면서 대책 마련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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