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만 팔았는데 24억?"…암표로 아파트·상가 사들인 30대 구속

류선지 부산닷컴 기자 su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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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부터 티켓 8967장 사들여 재판매
경찰, 판매금액 24억 중 3분의 2 이익 추정

일러스트 이지민 에디터 mingmini@busan.com 일러스트 이지민 에디터 mingmini@busan.com

대학 졸업 후 매크로 프로그램과 가족·친척 등의 계정을 동원해 인기 공연과 스포츠 경기 티켓 8967장을 대량으로 예매한 뒤 최대 30배 비싼 가격에 되팔아 아파트와 상가를 사들인 암표업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2대는 업무방해 혐의로 30대 남성 A 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16일 밝혔다.

A 씨는 2018년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약 7년 7개월간 매크로 프로그램과 자신 및 가족·친척 등의 계정을 이용해 인기 공연과 스포츠 경기 티켓 8967장을 대량으로 예매한 뒤 웃돈을 붙여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A 씨가 티켓을 판매해 받은 금액은 총 24억여원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 가운데 약 3분의 2가량이 이익금인 것으로 보고 있다.

A 씨가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사들인 티켓은 유명 아이돌 공연부터 해외 가수 내한 콘서트, 인기 트로트 공연, 뮤지컬, 스포츠 경기 등 다양했다.

확보한 티켓은 배송지를 구매자 앞으로 변경하거나 온라인으로 양도하고, 콘서트 현장에서 입장용 팔찌를 직접 건네주는 방식 등으로 재판매했다.

암표 가격은 정가보다 적게는 4배, 많게는 약 30배까지 올랐다. 2019년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방탄소년단(BTS) 콘서트 티켓은 11만 원에 구매해 300만 원에 판매했다. 2025년 세븐틴 팬미팅 티켓은 11만 원에 사 180만 원에 되팔았다.

또 2024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 K리그와 토트넘의 축구 경기 티켓은 40만 원에 구매해 165만 원에 판매했으며, 2023년 브루노 마스 내한 콘서트 티켓은 25만 원에 사 120만 원에 되판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북부경찰청 제공 경기북부경찰청 제공

A 씨는 대학 졸업 후 별다른 직업 없이 암표 판매를 이어오며 생활한 것으로 조사됐다. 암표 판매를 정상적인 사업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전자상거래 업종으로 사업자 신고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가 주로 활동한 곳은 암표 거래가 이뤄지던 SNS 단체대화방이었다. A 씨는 회원 1309명 규모의 해당 단체방에서 활동하며 암표 관련 정보와 매크로 프로그램 등을 공유받았고, 함께 범행할 공범을 구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단체방은 지난 3월 폐쇄됐다. 당시 경찰은 이 단체방을 중심으로 총 71억 원 규모의 암표를 거래한 일당 16명을 검거했다.

A 씨는 경찰의 대규모 암표 카르텔 검거 소식을 접한 뒤 자신도 수사 대상이 될 것을 우려해 암표 판매를 중단한 것으로 조사됐다. 7년간 운영해온 사업자를 폐업하고 사용하던 컴퓨터와 휴대전화 등을 포맷하는 등 증거를 인멸하려 한 정황도 확인됐다.

하지만 경찰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휴대전화 등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분석을 통해 범행 정황이 드러났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암표 거래가 불법인지 몰랐고 세금도 성실히 납부했다"며 "타인에게 피해를 준 것이 없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씨가 암표 판매로 얻은 범죄수익으로 경기도 소재 아파트 1채와 상가 2채를 구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 아파트는 이미 처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남은 상가 2채와 A 씨 명의의 예금채권 등 총 12억 6000만 원 상당을 범죄수익으로 특정하고 기소 전 추징보전 조치했다.

경찰은 앞서 폐쇄된 암표 거래 단체대화방 등을 대상으로 암표 거래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암표 거래는 단순히 개인 간 웃돈 거래가 아닌 K-POP 팬들의 정당한 관람 기회를 박탈하는 범죄"라며 "수사 중인 다른 피의자들도 반드시 검거해 공연시장 정상화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류선지 부산닷컴 기자 su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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