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오페라하우스 바다 조망 강점, 지역 상징 건축물 돼야"
도이치오페라극장 요르그 쾨니히스도르프 수석 극작가
"자체제작 못해 아쉽지만 오히려 실패 리스크 없어 유리"
독일 베를린 도이치 오페라극장의 수석 극작가 요르그 쾨니히스도르프 씨가 지난 24일 도이치 오페라극장 사무실에서 <부산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박석호 기자
요르그 쾨니히스도르프 씨는 독일 베를린 도이치 오페라극장의 수석 극작가이다. 창작 오페라의 극본도 쓰지만, 이 곳 무대에 올릴 작품을 선정하고 마케팅까지 담당하는 기획 총책임자로 2012년부터 이곳에서 일해 왔다.
쾨니히스도르프 씨는 지난 24일 <부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부산오페라하우스에 큰 기대를 하면서도 개관과 동시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면서 걱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부산항 북항 재개발 지역에 세워지는 부산오페라하우스가 “아주 좋은 위치에 지어지는 것 같다”면서 노르웨이의 오슬로 오페라 하우스와 비교했다. 쾨니히스도로프 씨는 “항구에 오페라 극장을 짓는 것은 나쁘지 않다. 오슬로에도 항구에 오페라하우스가 있다”며 “거기는 디자인이 특이하고, 오페라하우스의 지붕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오픈돼 있어 누구나 멋진 바다 경치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페라하우스가 문을 열면 공연 뿐만 아니라 건물을 보러 오는 관광객들도 많을 것”이라며 “부산을 상징하는 건축물이 돼야 한다. 특이한 오페라하우스가 있으면 다른 도시와도 차별화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오페라 뿐만 아니라 작은 연주회를 자주 열어서 시민들이 녹아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 공연을 보지 않아도 커피 한 잔 마시러 오는 곳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부산오페라하우스가 제작극장(Full Production Opera Theater)이 아니라서 한계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엔 “초기에 자리를 잡는 데는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그는 “자체적으로 오페라를 만들 수 없다는 점이 아쉬울 수도 있지만 직접 제작하는 것보다 실패에 따른 리스크가 없지 않느냐”면서 “우선 여러 작품들을 초대해서 다양하게 무대에 올리는 시도를 많이 해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부산 관객들의 성향을 잘 모르기 때문에 어떤 작품을 하라고 알려드릴 수는 없지만, 외국의 오페라극장이나 다른 기획사들과 공동으로 기획한 오페라를 다양하게 보여주는 방안을 연구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베를린(독일)/글·사진=박석호 기자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