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전공의들에게 외과 선택 잘했다는 확신 주고 싶어”
이시학 양산부산대병원 외과 과장
오송에서 1박 2일 외과 술기 캠프
전공의 대상 다양한 외과수술 교육
외과의 역동성·재미 경험 심어줘
“지역 의료 지킬 의사 육성 중요”
양산부산대병원 이시학 외과 과장은 “전공의들이 외과 선택에 대한 확신을 가지려면 자신이 성장하고 있다는 구체적인 경험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양산부산대병원 제공
“외과 의사에게 술기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환자를 살리는 핵심 역량입니다.”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이시학 외과 과장은 외과 전공의 교육에서 ‘손으로 배우는 교육’이 점점 줄어드는 점이 안타깝다고 했다. “과거에는 전공의가 수술방에서 집도하거나 보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술기를 익혔지만, 수술이 복강경·로봇 수술 중심으로 고도화되면서 전공의가 직접 기구를 잡을 기회 자체가 줄었습니다.” 기회 부족은 자신감 부족으로 이어지고, 외과 기피 현상을 심화하는 또 하나의 요인이 된다고 이 과장은 지적했다.
“전공의들이 충분히 배우지 못한 채 수련을 마치는 현실을 보면서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지역 대학병원이라는 환경적 한계를 핑계 삼을 일이 아니라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양산부산대병원이 외과 술기 캠프를 시작한 이유다. 2018년 병원 내 전임상시험교육센터와 외부 협력센터에서 첫 술기 캠프를 진행했다.
전공의들이 ‘외과를 선택하기를 잘했다’라는 확신을 가지려면 성장에 대한 구체적 경험이 필요하다. 이 과장은 술기 캠프가 바로 그런 경험을 제공하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잘 훈련된 외과 의사 한 명이 얼마나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는지 생각하면, 이 교육에 투자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올해 술기 캠프는 오는 22~23일 충북 오송에 위치한 메드트로닉 이노베이션 센터에서 열린다.
이 과장은 지역 대학병원이 예산을 들여 외부 시설까지 활용한 술기 캠프를 정례화한 경우는 흔치 않다고 했다. “병원이 자체적으로 비용을 지원한다는 것은 그만큼 교육을 핵심 투자로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지역 의료를 지키는 외과 의사를 길러내는 것은 지역 대학병원 외과의 사명입니다.”
이번 술기 캠프에는 이 과장을 비롯해 위장관외과, 대장항문외과, 혈관외과 등 교수 6명이 참여한다. “전공의 입장에서 특정 분과에 치우친 교육만 받으면 외과 전체에 대한 시야가 좁아질 수 있습니다. 여러 분과 교수님들이 함께 나선 것은 전공의 교육을 우리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술기 캠프에서는 실제 수술 환경을 기반으로 한 애니멀 랩과 휴고 드라이 랩 교육이 진행된다. 애니멀 랩은 돼지를 이용한 실습 교육으로 전공의들은 ‘진짜 수술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휴고 드라이 랩은 로봇 수술 시스템인 휴고를 이용한 시뮬레이터 교육이다. 두 교육을 함께 경험하면 현대 외과 수술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양산부산대병원 외과 술기 캠프. 양산부산대병원 제공
이 과장은 실습 교육을 하고 나면 전공의들 눈빛이 바뀐다고 전했다. “직접 혈관을 잡아보는 경험 등을 하면서 ‘내가 하는 일’을 현실적으로 느끼게 되고, 수술실에 더 들어오고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려고 합니다.” 술기 캠프 마지막에는 수술 기술 콘테스트도 열린다. “교육의 마무리를 성취의 확인으로 설계했습니다. 외과가 이렇게 역동적이고 재미있을 수 있다는 경험을 심어주고 싶습니다.”
이 과장은 ‘재건’의 매력에 빠져 외과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필수의료인 외과 기피 문제는 단순히 힘들다는 이유만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외과 의사로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 그에 걸맞는 처우와 환경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또 외과 의사가 감수해야 할 의료 분쟁 리스크에 대한 제도적 보호 장치도 강화되어야 합니다.”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