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기업 퇴출” 30돌 코스닥 ‘옥석 가리기’ 대수술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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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X, 로드맵·신규 제도 발표
1000원 미만 동전주 상폐 강화
불성실공시 누적 벌점제 손질
혁신기업 원활한 상장도 지원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코스닥 30주년 기념행사. 연합뉴스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코스닥 30주년 기념행사. 연합뉴스

코스닥 시장이 출범 3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착수한다. 부실기업 퇴출을 강화하고 우량기업군 선별 제도 도입을 통해 시장 신뢰 회복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국거래소는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코스닥시장 30주년 기념식’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코스닥 시장 로드맵과 신규 제도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개회사에서““30년 전인 1996년 출범한 코스닥 시장은 대기업 중심인 우리 경제에 벤처라는 새로운 성장의 길을 열기 위해 만들어졌다”며 “그 결과 외환위기 속에서도 벤처 붐을 이끌며 혁신 성장의 싹을 키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지금 코스닥 시장은 전에 없던 자본시장 호황에도 중소기업과 대기업, 코스피와 코스닥의 동반 성장 구조가 뿌리내리지 못한 듯하다”며 “코스닥 시장 구조를 개혁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 질서를 재확립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코스닥 시장은 지난 30년간 양적·질적 성장을 일궈왔다. 1996년 시가총액 7조 원 규모로 출발해 올해 1월 사상 처음으로 시총 600조 원을 돌파했다. 상장기업 수도 개장 초기 341개사에서 지난해 말 기준 1827개사로 늘었고, 2018년부터 8년 연속 매년 100개 이상 기업을 신규 상장했다.

자금조달 성과도 컸다. 시장 개설 이후 지난해까지 코스닥 기업들이 기업공개(IPO) 공모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43조 2000억 원, 유상증자를 통한 조달액은 45조 9000억 원으로 총 89조 원 규모의 자금이 코스닥을 통해 유입됐다. 재무 실적 또한 개선됐다. 지난해 코스닥 상장법인의 매출액은 297조 원, 영업이익은 11조 7000억 원, 순이익은 5조 2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8.8%, 21.9%, 52.9% 증가했다.

다만 거래소는 코스닥 시장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시장 신뢰 회복과 저평가 해소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최지우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상무는 “부실기업 퇴출이 지연되면서 일부 기업이 불공정거래 수단으로 악용되는 사례가 반복됐고, 이로 코스닥이 믿고 투자하기 어려운 시장이라는 인식과 마주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실기업과 우량기업이 한 시장 안에 혼재돼 옥석을 가리기 어려운 구조도 시장 전체의 저평가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퇴출 제도 강화와 세그먼트 도입을 핵심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거래소는 우선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해 부실기업 퇴출 제도를 강화한다. 이날부터 1000원 미만 동전주에 대한 상장폐지 신설요건과 시가총액 등 퇴출 요건 강화가 시행되고, 이는 단계적으로 상향될 예정이다. 거래소는 실질심사 단계를 축소하되 과정을 강화하고, 불성실공시에 대한 누적 벌점 기준도 강화한다. 이에 따라 상장폐지 결정 기업 수는 2023년 8개사, 지난해 38개사에서 올해 88개사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거래소는 예상했다.

코스닥 내 우량기업군을 별도로 구분하는 세그먼트 제도도 추진되고 있다. 거래소는 가칭 ‘코스닥 셀렉트(Select)’ 세그먼트를 신설해 성장성과 안정성을 갖춘 대표 기업을 선별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지수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혁신기업 상장 지원도 강화된다. 거래소는 AI, 바이오, 반도체, 방산 등 이른바 첨단 혁신산업에 대한 산업별 질적 심사 기준을 고도화하고, 첨단로봇·사이버보안 등 신규 업종에 대해서도 심사 기준을 순차적으로 마련하기로 했다. 기술특례상장 제도 역시 기존 평가 모델을 점검하고 신규 평가 지표를 마련해 새로운 업종의 기술력을 더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축사에서 “혁신기업 하나가 국가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라며 “혁신기업의 원활한 상장을 지원하고 대형 투자은행(IB)의 공급 의무, 국민성장펀드 직접투자, 2조 원 이상 세컨더리 펀드 조성 등을 통해 자금조달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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