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땅 수백억 가져도 안 돼" 한국인 성추행한 외국 기업인, 입국 금지
법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과거 한국인 여성을 추행해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던 외국 국적 기업인의 입국을 불허한 출입국의 처분은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는 외국 국적 기업인 A 씨가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장 등을 상대로 낸 입국 불허 처분 취소 등 소송을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제주도 관광단지 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한 법인의 회장인 A 씨는 제주시 일대 대지를 약 338억 원에 매수한 뒤 숙박 및 휴양 시설 건립을 위한 인허가 절차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한국에서 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죄)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고, 인천공항 출입국 및 외국인청장은 A 씨에게 입국 및 사전여행허가(K-ETA)를 불허하는 처분을 내렸다.
기소유예란 범죄 혐의는 인정되지만, 범행 동기나 피의자의 반성 여부, 합의 등 여러 정황을 참작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이다. 출입국관리법 제11조는 '공중위생상 위해를 끼칠 염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에 대해 입국을 금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A 씨는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지 8년이 지났고, 고령으로 재범 우려도 낮다. 입국이 제한되면 제주 관광객 유치와 투자 사업에도 상당한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 씨는 고용관계에 있는 대한민국 여성을 위력으로 추행한 범죄사실이 인정돼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공공의 안전과 선량한 성 풍속을 해치는 범죄로 비난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불법행위를 저지른 외국인에게 기업 총수라는 지위나 경제적 기여 등을 이유로 입국과 체류를 허용할 경우 공공의 안전과 법질서 유지 기능이 약화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A 씨가 여전히 범죄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8년이 지났다는 사정만으로 위험성이 해소됐다고 보기 어렵다. 향후 재외공관에 입국규제 특별해제를 신청하는 등 다시 입국을 시도할 수 있다"며 A 씨의 청구를 기각·각하했다.
김주희 부산닷컴 기자 zoohihi@busan.com